복지부-의협 ‘포괄수가제’ 정면충돌

복지부-의협 ‘포괄수가제’ 정면충돌

입력 2012-05-23 00:00
수정 2012-05-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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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 질 하락 우려” 강행땐 건보심의회 탈퇴…복지부 “환자만족도 높아” 7월 예정대로 시행 방침

오는 7월 시행될 포괄수가제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반발이 가시화됐다. 의협은 22일 포괄수가제에 따른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을 주장하며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또 정부가 포괄수가제 의무적용 및 확대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최종 협의체인 건강보험정책심의회에서 탈퇴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국민을 볼모로 삼은 의협의 항의에 상관없이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괄수가제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준비가 부족하다.”면서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담보할 수 있는 사전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포괄수가제를 강행하는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포괄수가제는 지난 2002년부터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다 7월부터 병·의원급, 내년 7월 모든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정부의 포괄수가제는 병원들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서다. 기존 행위별 수가제는 진료횟수나 진료량 등에 따라 진료비가 매겨진 탓에 병원들은 검사를 추가하거나 입원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불필요한 진료를 해 왔다. 때문에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이 늘어났다.

의협은 의료의 질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병원들이 규정된 진료비 안에서 최소한의 진료만 함에 따라 조기퇴원 강요, 필요한 치료의 생략, 저가 의약품 사용 등이 급증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또 비용 부담이 큰 환자를 거부하거나 신기술 도입에 비용 투자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지난 10년간 포괄수가제를 실시해 온 결과 의료의 질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009년 포괄수가제 적용 병원과 행위별 수가제 적용 병원을 비교한 결과 환자의 재입원율은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환자의 만족도는 포괄수가제 적용 병원이 11%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복지부 측은 “전체 의료기관의 70%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제도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포괄수가제 시행에 앞서 선결조건으로 ▲진료수가 상향 조정 ▲포괄수가에서 의사의 행위료 분리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수가를 책정하기 위한 환자분류의 세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진료 수가의 인상에 비중을 두고 있다. 노 회장은 “과잉진료의 근본 원인은 원가에 못 미치는 낮은 진료수가”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협의 주장을 일부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진료수가의 현실화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포괄수가에서 의사의 행위료를 분리하는 문제는 검토 가능하다.”면서 “환자분류 역시 기존 61개 분류에서 78개로 세분화했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용어클릭]

●포괄수가제 환자가 받는 진료횟수나 진료량에 관계없이 사전에 정해진 진료비를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맹장·백내장·치질·탈장·편도·제왕절개·자궁제거수술 등 7개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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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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