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얘기 할까 말까?” 직장인들 ‘고민’

”투표 얘기 할까 말까?” 직장인들 ‘고민’

입력 2011-08-23 00:00
수정 2011-08-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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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공개투표’ 동료ㆍ상사에 언급 꺼려



”투표 하셨어요?”

예전에 투표일이면 으레 주고받던 이런 ‘인사말’을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는 좀처럼 듣지 못할지도 모른다.

투표가 참여-불참전(戰) 양상으로 전개돼 참가 여부만으로 정치적 의사를 가늠할 수 있게 되면서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에게 주민투표 얘기를 쉽사리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고은(25.여)씨도 이런 ‘말 못할’ 고민에 빠졌다.

최씨는 “투표를 할지 안 할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조심스럽다”며 “출근 시간 전에 투표장이 문을 열기 때문에 투표를 할 수는 있지만 내일도 동료들과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투표소에 가기로 결정한 직장인들은 지각이라도 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봐 걱정하고 있다.

동대문구 집에서 강남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박모(25)씨는 투표를 하려고 평소보다 훨씬 일찍 일어날 작정이다.

박씨는 “회사에 티를 내지 않으려면 새벽에 나가서 투표를 해야 한다”며 “투표장에 가는 행위 자체가 정치적 의사 표시가 돼 신경이 쓰인다”고 토로했다.

어떤 직장에서는 상사가 재량에 따라 투표 당일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면서 투표권을 ‘보장’해주고 있지만 부하 직원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상사의 ‘정치적 의도’가 아닌가 싶어 그다지 마음이 편치 않다.

반면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투표소에 들렀다가 출근하겠다는 ‘소신파’ 직장인도 적지 않다.

여의도 직장인 윤지연(33.여)씨는 “무상급식 문제가 정치적 놀잇감이 된 상황이 안타깝다”며 “무상급식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해보고 출근길에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입 조심’을 하는 직장인들도 상사나 동료의 눈치가 비교적 덜한 온라인 공간에서는 하소연하듯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아이디 ‘jame****’는 트위터에서 “무상급식 투표 때문에 늦는다고 핑계 대고 천천히 출근합니다”라고 썼고 ‘come****’는 “회사에서 투표하면 10시에 출근해도 된단다. 교육감 투표 땐 이런 얘기 없더니…”라며 비아냥거렸다.

’crea****’는 “아이들에게 밥 주는 게 싫다는 것도, 투표를 하지 말라는 것도 모두 비겁하게 들린다. 부끄러운 어른들의 싸움을 보느니 아이들이 투표를 하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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