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생들 연합해 국가시험 문제 유출

전국 의대생들 연합해 국가시험 문제 유출

입력 2011-03-31 00:00
수정 2011-03-3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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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피서 문제 ‘복원’…교수는 채점기준 알려줘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1일 비밀 홈페이지를 만들어 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전국 의대 4학년 협의회’(전사협) 전 회장 강모(25)씨 등 전 집행부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실기시험 채점관으로 참여하면서 자신의 학교 학생들에게 시험문제와 채점기준 등을 알려준 김모(49)씨 등 의대 교수 5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해 9월 시험문제 공유를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 먼저 시험을 치른 응시생이 문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후기 형식으로 올리도록 하는 수법으로 2011년도 의사 국가시험 실기고사 112개 문항 가운데 103문항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사시험 실기고사는 시험실 12곳을 이동하면서 모의환자 진찰과 진료 기술 등을 평가받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응시자를 하루 60~70명씩으로 나눠 매년 9월부터 두 달여에 걸쳐 치러진다.

’전사협’은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을 높이려고 10여 년 전부터 운영된 조직으로 지난해 실기시험 응시자 3천300여명 가운데 2천7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 꾸려진 집행부는 응시자가 홈페이지에 가입할 때 학교 대표가 본인 여부를 확인해 승인을 해주도록 하고 여러 차례 각 학교를 돌며 회의를 하는 등 부정행위를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달 2011학년도 집행부가 선출돼 전임 집행부와 ‘대면식’을 한 사실을 파악하고 부정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계도하는 한편 합격 취소 등 필요한 행정조치를 위해 시험을 주관하는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의대생들이 불법인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한 해 응시생이 3천여명이나 되는데도 시험장이 한 곳밖에 없어 시험이 두 달 넘게 치러지는 등 의사면허 시험 제도에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시험원 측은 사법처리 절차를 거쳐 유죄가 확정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형량에 관계없이 불합격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시험원 관계자는 “아직 수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다만 응시생들은 시험 전에 문제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는 만큼 이에 따라 합격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의사시험 실기고사의 경우 출제 항목만을 공개하고 있다”며 “음성적인 문제 유출의 폐해를 막기 위해 시험문제 자체를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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