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민’ 대학가 대이동

‘전세난민’ 대학가 대이동

입력 2011-01-29 00:00
수정 2011-01-29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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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등 싼 전·월세 찾아 이사…대학생 옥탑·반지하로 밀려나 ‘울상’

회계사 박모(32)씨는 최근 서울 신림동으로 이사를 했다. 전셋값이 급등해서다. 박씨는 1년 전 회사 근처인 서울 용산의 한 오피스텔을 8000만원 전세로 얻어 들어갔다. 이후 전셋값이 계속 오르자 그는 올해 1000만~2000만원을 올려주고 재계약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주인은 전세금을 1억 2500만원으로 올렸다. 박씨는 “오른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어서 보다 싼 집으로 옮기는 ‘전세 난민’ 대열에 합류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직장인과 신혼부부들이 보다 저렴한 전·월세를 찾아 대학가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여파로 대학가 전·월셋값도 뛰어 대학생들이 옥탑방·반지하방으로 밀려나는 ‘전세난 도미노’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28일 대학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난을 피해 대학가에 자리 잡는 직장인과 신혼부부가 크게 늘었다. 서울 신촌동 연세대 인근 A부동산 대표는 “최근 대학 주변 전·월세 거래 가운데 60~70%는 직장인들”이라면서 “지난해 10월부터 대학 주변의 저렴한 주택을 찾는 직장인과 신혼부부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인근 신림동의 B 부동산 대표도 “고시생의 빈자리를 직장인과 신혼부부가 채우고 있다.”면서 “전세난이 계속되면 전·월세 거래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학가 주변의 오피스텔과 원룸 등은 품귀 현상까지 빚어져 전·월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신촌 지하철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은 지난해 9000만원 하던 전셋값이 1억 3000만원으로까지 뛰었다.

서울시 조사 결과,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지방 출신 대학생 14만여명 중 87.6%에 해당하는 12만 2000여명이 학교 주변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 전·월세 계약을 맺고 있다. 지방 출신 대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이 학교 주변 전·월셋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대학가의 전·월셋값이 급등하자 대학생들은 지방자치단체 등에 주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연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현재 학교를 상대로 기숙사 신축을, 서대문구에는 학생 임대주택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대문구는 올해 학생 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009년부터 해마다 150가구씩 학생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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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2011-01-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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