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인양 이후] “천장 날아가고 기름냄새…살아있는 것도 사치같다”

[천안함 함미인양 이후] “천장 날아가고 기름냄새…살아있는 것도 사치같다”

입력 2010-04-20 00:00
수정 2010-04-20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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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함미 탐색… 장례는 해군장으로

“처참하게 부서진 함미를 보니 멀쩡히 살아 있는 것도 사치같네요.” 19일 오전 7시쯤 침몰한 천안함 미귀환 승조원 가족들 9명과 가족협의회 대표 2명 등 11명이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절단된 함미를 찾았다.

이들은 자식이 남겼을 작은 흔적이라도 찾아보려 애썼지만 끝내 빈 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서해의 컴컴한 펄에서 뒹굴던 함미는 입구부터 끊어진 전선들이 엉켜 있었고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구겨진 매트리스가 뒤엉켜 있었고 부서진 집기의 잔해가 발에 밟혔다. 중사휴게실에는 포탄이 굴러다녔다. 가족들은 안전요원의 안내를 받아 천장이 날아간 기관조종실, 기관부침실, 식당, 탈의실, 절단면 부근 등을 둘러봤다. 일부 가족들은 기관부침실에 기름범벅으로 방치돼 있는 승조원들의 옷가지를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

실종자가족협의회 최수동 언론담당은 “처음 들어간 곳이 기관부조정실인데 천장부분이 다 날아간 것을 본 가족들은 주저앉기도 했다.”면서 “눈물도 안 나올 정도로 비참하고 처참했다.”고 전했다.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됐던 이들의 탐색은 40분 만에 끝이 났다. 강태민 일병의 아버지 영식(50)씨는 “아들의 사물함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름도 지워져 있었고 잠겨져 있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면서 “합조단에서 유품을 수습해서 조사가 끝난 후 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보람 하사의 어머니 박영이(48)씨는 “애 아빠가 ‘도저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비참하다.’고 전했다.”면서 “안 봐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고 울먹였다.

미귀환 장병 가족들의 바람은 한결같다. 자식과 형제가 아직 인양되지 않은 함수나 연돌부분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박경수 중사의 사촌형 경식(36)씨는 “가족들이 말렸는데도 ‘제수씨가 동생의 흔적이라도 찾고 싶다.’며 (함미를 보러) 갔다.”면서 “엉망이 된 내부를 보고는 ‘진입하는 데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알겠다.’고 말해 더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한편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측은 “함수 인양 후 실종자 수색에서도 성과가 없을 경우, 시신 미수습자를 산화자로 처리해 장례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시신이 없는 경우에는 희생자의 유품을 가지고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례는 해군 최고의 예우인 ’해군장‘으로 치르고, 해군참모총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5일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가족 대표 중 4명으로 구성된 장례위원회는 24일쯤 함수 인양 후 현재의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를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로 명칭을 바꿀 예정이다.

장례위원장인 나현민 일병의 부친 나재봉(52)씨는 “분향소 설치 장소에 대해 낭설이 많다. 해군의 아들들에게 제일 큰 것이 해군장 아니냐. 아이들에게 군인답게 해줘야 한다.”면서 “합동분향소 설치와 장소 등의 문제는 해군의 조언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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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0-04-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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