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급한 ‘세일즈 성과’… 디지털 규제법 등 불만 영향도

선거 앞두고 급한 ‘세일즈 성과’… 디지털 규제법 등 불만 영향도

입력 2026-01-27 18:16
수정 2026-01-2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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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콕 집어 ‘대미 투자 이행’ 압박 배경은

특별법 국회 계류·고환율 등 여파
대미 투자 지연 우려에 불만 표출
日은 작년 ‘대미투자협의회’ 가동
쿠팡·구글 등 美기업 차별 논란 속
실제 인상 아닌 협상 전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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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차트를 들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25%로 적혀 있다. 서울신문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차트를 들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25%로 적혀 있다.
서울신문DB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은 약속했던 대미 투자를 빠르게 이행하라는 압박의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07조원)의 투자가 생각보다 늦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당시 합의에 따라 지난해 11월 26일 대미투자특별법을 의원 입법으로 발의했다. 이에 한국은 11월초로 소급해 상호관세 인하 효과를 봤지만 대미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자신이 강조해온 ‘역사적 무역합의’의 성과가 여태껏 가시화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일본이 지난해 12월부터 미국과 투자처 선정을 위한 대미투자 협의위원회를 즉각 가동한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게다가 한미는 투자 양해각서(MOU)에서 200억 달러의 연간 투자 한도를 설정했는데, 정부가 외환시장 불안 등의 이유로 올해 투자액이 이에 못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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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내 정치 상황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이민단속국(ICE) 요원들의 총격에 시민들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북미유럽연구부 교수는 27일 통화에서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내 일자리 창출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빠른 투자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와 JD 밴스 부통령의 회담에서도 밴스 부통령은 쿠팡 문제를 거론했고, 김 총리는 차별적 대우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미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톰 래미지 정책분석가는 통화에서 “힌국 정부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취한 조치는 해당 기업에 투자한 미국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 행정부에 구제를 요청하게 만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한 어떤 형태의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관세를 다시 인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디지털 규제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한국의 디지털 규제법이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불이익이라며 줄곧 문제를 제기해 왔다. 또 정부가 구글이 신청한 고정밀 지도 반출을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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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관세 인상 시기 등을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실제 관세 인상보단 압박 차원이 크다고 봤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정부가 합의 이행 계획을 충실하게 설명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했다. 래미지 분석가도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일종의 협상 전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2026-01-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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