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조작사건’ 김대중 옥중수필 공개 “박정희 정권 용서”

‘내란음모 조작사건’ 김대중 옥중수필 공개 “박정희 정권 용서”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20-05-14 16:25
수정 2020-05-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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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도서관, ‘내란음모 조작사건’ 사료 공개
1980년 8월 14일 육군계엄보통군법회의 대법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사건’ 첫 공판을 받고 있다. 왼쪽은 문익환 목사. 연합뉴스
1980년 8월 14일 육군계엄보통군법회의 대법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사건’ 첫 공판을 받고 있다. 왼쪽은 문익환 목사. 연합뉴스
“나는 박(정희) 정권 아래서 가장 가혹한 박해를 받은 사람이지만 나에 대한 납치범, 자동차 사고 위장에 의한 암살 음모자들, 기타 모든 악을 행한 사람들을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에 따라 일체 용서할 것을 선언했다.”(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12월 3일 쓴 옥중 수필 중)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1980년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투옥된 김 전 대통령이 사형을 선고받은 뒤 직접 쓴 옥중 수필 원고와 당시 최후진술 등의 사료를 14일 공개했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은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신군부가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김대중 일당의 내란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조작해 김 전 대통령과 측근·관계자를 기소한 사건이다.

김대중도서관은 “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이와 연결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관련 사료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사형수 시절인 1980년 12월 3일 쓴 옥중 수필에서 자신이 맞서온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대한 용서를 강조했다.

그는 “나는 나의 그리스챤(기독교인)으로서의 신앙과 우리 역사의 최대 오점인 정치보복의 악폐를 내가 당한 것으로 끝마쳐야겠다는 신념을 (19)76년의 3·1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투옥된 후 굳게 하며 그 이후에 일관했다”고 수필 서두에 썼다.

이어 박정희 정권 당시 자신을 탄압한 이들에 대한 용서의 뜻을 밝히며 “지금 나를 이러한 지경에 둔 모든 사람에 대해서도 어떠한 증오나 보복심을 갖지 않으며 이를 하느님 앞에 조석(아침·저녁)으로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는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 하느님만은 진실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나의 행적대로 심판하실 것이고, 우리 국민도 어느 땐가 진실을 알 것이며 역사의 바른 기록은 누구도 이를 막지 못할 것이다”라며 깊은 신앙심과 민주화에 대한 강한 신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대중도서관은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사형수 시절 김 전 대통령이 친필로 직접 용서와 화해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대중의 화해·용서·포용·관용의 정치는 DJP 연합을 통해 최초의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했고, 이 땅의 진보와 보수,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연대와 화합을 가능하게 한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김대중도서관은 내란음모 사건 1심 재판 당시 김 전 대통령과 고(故) 문익환 목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수감 당시 서울대 복학생협의회 대표)의 최후 진술도 공개했다.

이는 피고인들의 가족들이 진술 내용을 외운 뒤 재판이 끝난 뒤 기억을 되살려 글로 복원한 내용이다. 이 중 김 전 대통령의 최후진술문은 문 목사의 아들 문성근 씨가 작성한 것이라고 김대중도서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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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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