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野3당에 ‘양날의 검’…원외 종교·이념정당 표 뭉치면 의석 위협

연동형 비례대표제 野3당에 ‘양날의 검’…원외 종교·이념정당 표 뭉치면 의석 위협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8-12-21 00:18
수정 2018-12-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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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 군소 3당에 유리할까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군소 야 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제도가 이들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아래서는 사표(死票) 없이 모든 득표가 의석 수로 연결된다. 따라서 현재의 원내 군소 정당에 유리한 제도로 인식돼 있다. 예컨대 현행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아래 치러진 2016년 총선에서 정의당은 6석을 얻었다. 반면 지난 2월 국회 입법조사처 발표에 따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2016년 총선 결과에 대입할 경우 정의당은 23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17석을 더 가져가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의 원내 정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구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서의 계산이다. 막상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다른 많은 원외 군소 정당들의 국회 진입이 더 수월해지기 때문에 기존 원내 정당들의 기득권이 잠식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총선에서 정의당(7.23%)에 이어 5위를 차지한 기독자유당은 2.63%의 정당 득표율을 얻고도 원내 의석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현행 선거법은 정당투표에서 유효득표의 3% 이상을 얻은 정당에만 의석을 배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려면 이 3% 조항이 철폐돼야 하기 때문에 이 경우 기독자유당은 지역구 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않고서도 국회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그동안 소선거구제 아래서는 원내 진입에 한계가 있어 적극적으로 선거에 뛰어들지 않았던 많은 군소 정당들이 선거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표의 응집력이 강한 종교단체나 이익집단, 이념정당들이 앞다퉈 원내 진입을 노릴 게 명약관화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녹색당의 돌풍도 눈여겨 볼 만하다.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슬로건을 내세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1.67%의 지지율을 얻으며 박원순(민주당), 김문수(한국당), 안철수(국민의당) 후보에 이은 4위를 기록해 원내 진보 정당을 대표하는 정의당 후보를 따돌렸다. 현행 소선거구제에서는 대안 부재로 진보세력이 정의당에 몰렸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많은 진보 정당들이 난립하면서 정의당의 독보적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더욱 위태로울 수 있다. 지역 기반이 확실치 않은 데다 이념적으로 민주당이나 한국당과 뚜렷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박수영 한반도선진화재단 대표는 “보수, 진보 양극단의 주장만 하는 정치세력이 국회로 들어오면 역설적으로 야 3당의 존재는 희미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극단적인 예로 이석기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민중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태극기 부대’가 국회로 입성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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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8-12-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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