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 공개] 정리해고 반대파업도 합법화…동일노동 동일임금 의무화

[대통령 개헌안 공개] 정리해고 반대파업도 합법화…동일노동 동일임금 의무화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8-03-20 22:28
수정 2018-03-2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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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전문과 기본권


‘근로’ 용어는 ‘노동’으로 수정
단체행동권 범위에 권익보호 추가
남녀·비정규직 차별 해결 명시
국민발안제 등 직접민주주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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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관통하는 정신은 ‘국민 중심’이다. 기본권을 확대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해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등 국민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문 대통령이 발의할(26일) 헌법 개정안 가운데 전문(前文)과 기본권 조항을 공개하고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나라”라며 “국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고 개헌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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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강화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한 부분이다.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파업도 합법화할 수 있도록 단체행동권을 확대했다. 조 수석은 “임금 인상을 위한 단체행동은 문제없지만, 정리해고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흔드는 문제인데도 판례에 따라 불법화하는 일이 있었다”며 “단체 행동권 범위를 일정하게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헌법 제33조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노동자가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 ‘권익보호’를 추가했다. 공무원도 파업 등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법률상 공무원은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가운데 단결권·단체교섭권만 인정받는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의 노동3권을 인정하면서도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단체행동권 제한 대상에 경찰공무원도 포함할지는 법률에 위임하기로 했다. 국가 수호, 국민의 생명·재산보호를 책임지는 군인과 경찰까지 파업하면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일제와 군사독재 시절 사용자 관점에서 쓰인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했다. 또 국가에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 수준의 임금’ 지급 노력 의무를 부과했으며, 국가가 고용안정과 일·생활 균형에 관한 정책을 시행하도록 의무화했다.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수준 임금’은 현행 헌법에는 없는 규정이다. 노동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남녀 차별과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해결하고자 헌법에 명시하는 쪽을 선택했다.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와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낼 수 있는 국민발안제를 신설해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조 수석은 “국회의원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세월호 특별법’ 입법 청원에 600만명의 국민이 참여했지만, 입법 발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신설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소환제와 발안제가 도입되면 국회의원의 직무 책임을 강화하고 대의민주주의의 흠결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 부담, 포퓰리즘적 법률안이 남발될 우려가 있고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회의원 국민소환과 국민발안의 구체적 요건은 국회가 논의해서 법률로 정해야 한다.

조 수석은 “국민소환과 국민발안의 요건이 너무 낮으면 의회민주주의가 흔들리고, 너무 높으면 실현 불가능해 국회 스스로 정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형사 피고인에서 피의자로까지 확대하고, 체포·구속 시 그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리만 알리도록 한 데 더해 진술거부권도 고지하도록 ‘미란다 원칙’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현행 헌법은 일반 국민도 군형법상 중대한 죄를 저지르거나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군사재판을 받도록 했는데, 개헌안은 원칙적으로 일반국민은 군사재판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의무 교육 대상은 자녀가 아닌 ‘보호 아동’으로 확대했다.

또 군인 등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 제한 규정도 삭제해 복무 중 사망 시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게 했다. 이 규정이 정당하게 보상받을 권리와 평등 원칙 등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현행 헌법은 군인·군무원·경찰이 직무 수행 중 상해를 입어도 국가를 상대로 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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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8-03-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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