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지원 발표 다음날 미사일 도발…화해손짓 또 외면한 北

인도지원 발표 다음날 미사일 도발…화해손짓 또 외면한 北

입력 2017-09-15 09:40
수정 2017-09-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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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치상황 무관 대북 인도지원 지속”…적절성 논란 확산 가능성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지원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비행거리 3천700㎞에 달하는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우리의 화해 손짓을 또다시 외면한 셈이 됐다.

정부는 전날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모자 보건 사업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21일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고 발표했다.

‘대북 인도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추진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지만 북한에 화해의 메시지를 전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내달 4일이 10·4정상선언 10주년이라는 점도 정부가 인도지원 검토 발표 시점을 택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인도지원 검토 발표 배경을 설명하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오게끔 하겠다는 판단도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상황이나 남북관계에 있어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물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지원 검토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자체적인 핵·미사일 개발 일정과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에 대한 반발이 반영된 도발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도발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고민하는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시에 ‘대북 인도지원 카드’로는 꽉 막힌 남북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도발에도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15일 브리핑에서 “영유아, 임산부 등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미사일 발사나 핵 도발에 대한 단호한 제재와 대응 기조도 유지되지만 이와 별개로 인도적 지원에 대한 부분은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 검토 방침을 밝히고, 이어 하루 만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다시 나서면서 지원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인도지원 검토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지원내역 및 추진 시기 등은 남북관계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1일 열리는 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유니세프와 WFP의 대북 인도사업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의결한다고 해도 실제 지원금을 전달하는 시기 등은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북한의 도발로 인한 엄중한 상황에서 부담을 무릅쓰고 북한에 화해의 손짓을 했지만 사실상 외면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로 국제사회를 뒤흔든 지 이틀 만인 7월 6일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담은 ‘베를린 구상’을 발표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후 정부는 같은 달 17일 북한에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공식 제의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다가 7월 28일 화성-14형을 심야에 기습 발사하는 대형 도발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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