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음 못 얻어”… 朴, 대선 불출마 선언

“국민 마음 못 얻어”… 朴, 대선 불출마 선언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7-01-26 21:24
수정 2017-01-2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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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답보가 중도하차 결정타… ‘대선 이후’ 설 자리도 우려한 듯

“당 경선 규칙과 관계없다” 불구 경선 예비후보 접수 첫날 ‘찬물’
文 “고마운 결단 정권 교체 큰 힘”

박원순(61) 서울시장이 26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예비후보 접수 첫날 ‘찬물’을 끼얹는 소식에 당은 술렁거렸다. 지도부의 경선룰에 반발했지만 전날 청년 공약을 발표하는 등 완주 의사가 있던 그였다. 하지만 전날 밤 최종 결정을 내렸고 측근들의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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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곁으로”
“시민 곁으로” 박원순(왼쪽) 서울시장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박 시장 오른쪽은 김주명 미디어특보.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박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비록 후보로서의 길은 접지만 정권 교체를 위해 당원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을 안전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시정에 전념할 뜻을 밝혔다.

회견이 끝나고 시청으로 돌아온 뒤 기자들과 만나 “개인 준비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고 사실 서울시장을 어렵지 않게 됐기 때문에 정치라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시장 3선 도전에 대해서도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의 불출마는 답보 상태에 빠진 지지율에서 비롯됐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문재인 대세론’이 극복할 수 없는 벽으로 다가왔다. 박 시장도 “그동안 정말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6~9월) 때 박근혜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앞질렀지만 지난해 4·13총선에서 ‘박원순계’가 몰락하며 하락세가 시작됐다. 촛불집회에 가장 먼저 참여하고도 정작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추월당했다. 3% 안팎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문 전 대표를 향해 “적폐 청산 대상”이라며 날을 세웠지만 ‘박원순답지 않다’는 평가에 자괴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이후’를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는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이달 초 한국갤럽의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 후보군(상위 8명)에도 들지 못했다.

김부겸 의원과 함께 야권 공동정부 구성 및 공동경선을 요구하며 경선 일정 확정에 반발했던 박 시장 측은 “당의 경선규칙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박 시장 측의 박홍근 의원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지도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 시장은 부인했지만 경선규칙에 대한 ‘불복’으로 해석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추미애 대표가 “파워가 폭발할 수 있다고 봤는데 안타깝다”면서도 “(경선규칙) 공정성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심은 김부겸 의원에게 쏠린다. 김 의원마저 ‘경선판’을 떠난다면 흥행 차질은 물론 공정 경선 이미지에 흠집이 불가피하다. 일단 김 의원은 “공동경선을 통해 공동정부를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은 유효하다”면서 “당 지도부는 ‘공동정부’에 대한 노력과 역할을 잊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김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고민스럽기는 하지만 아직 경선 불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참으로 어렵고 고마운 결단을 해 주셨다”며 “힘을 모아 낸다면 정권 교체를 확실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민주당 패권세력이 쌓아 올린 기득권의 벽이 얼마나 강고한지 다시 한번 확인됐다”면서 “큰 틀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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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7-01-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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