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손 뗀다’ 뜻 제각각…朴대통령 ‘2선후퇴’ 언급 난망

‘국정 손 뗀다’ 뜻 제각각…朴대통령 ‘2선후퇴’ 언급 난망

입력 2016-11-07 17:04
수정 2016-11-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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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책임총리 권한보장’ 언급하며 정치해석에 맡길 듯

최순실 쓰나미 정국을 수습하고 새로운 국정 시스템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권한 내려놓기가 관건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뗀다’는 말의 구체적 함의를 놓고는 견해들이 제각각이다.

이른바 ‘국정 2선 후퇴’라는 개념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혼돈이 지속될 전망이다.

우선 청와대 분위기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2선 후퇴’ 표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대통령의 2선 후퇴’는 정치적으로 해석할 영역이지, 현행법상 규정된 용어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선 후퇴란 표현이 책임내각, 거국내각과 맞물리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선 각자 편하게 말하는 것이지, 2선 후퇴라는게 현행법상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며 “업무 수행과정에서 총리가 실질 권한을 갖느냐의 문제이지 용어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이 외치(外治), 책임총리가 내치(內治)를 맡는 모델에 대해서도 “개헌도 안된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모든 것에서 물러나 일하는 그런 상황은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외치와 내치가 법적 용어가 아닌 정치적 용어인 만큼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 행사를 두부 자르듯 구분할 수 없고, 책임총리의 실질적 권한 보장이 결국 문제의 핵심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는 김병준 총리 내정자에게 “현행법상 수행할 수 있는 모든 막강한 권한을 드릴 것”(청와대 관계자)이라고 한 만큼 책임총리 운영과정에서 ‘대통령 2선 후퇴’ 또는 ‘권한 내려놓기’로 해석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향후 공개석상에서 책임총리의 강력한 권한을 보장하겠다는 언급은 있을 수 있지만, 2선 후퇴 또는 내ㆍ외치 역할 분담 등을 시사하는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2선 퇴진의 수위를 놓고 정치권의 반발과 이에 따른 혼선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일단 친박, 비박 계파를 막론하고 거국내각 구성을 통한 박 대통령의 ‘2선 퇴진’을 현실적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통령 탄핵이나 하야는 배제한 상태에서 박 대통령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무리하고 차기 대선 일정을 정상적으로 밟아가는 시나리오이다.

이를 위해 책임총리에게 경제·사회 등 내치 분야 전권을 부여하고, 박 대통령은 국방·외교 등 외치에 전념하는 형태가 주로 거론돼왔다.

문제는 책임총리 지명 방식이다. 이정현 대표를 포함한 친박 주류는 김병준 카드가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비주류에선 즉각적인 지명 철회와 함께 국회에 총리 지명권을 위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박계 다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회동을 열어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김병준 지명철회에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다 사실상 ‘정치적 하야’나 다름없는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 한때 ‘원조 친박’이었던 김무성 전 대표는 김 내정자 지명철회와 함께 대통령 당적정리를 공개 촉구했다.

야당도 2선 후퇴의 수위를 놓고 의견이 정리되지 않는 모양새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국정에서 손 떼라는 데 외치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 권한은 국민한테서 나오는데 주권자인 국민이 그렇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박 대통령을 향해 “물러나라”면서 내치는 물론 외교 영역까지도 다 권한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ㆍ외치를 모두 내려놓을 경우 대통령의 역할을 무엇이며, 하야도 하지 않은 채 아무 권한도 없는 ‘식물 대통령’을 임기가 끝날 때까지 1년4개월동안 지켜봐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도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국정에서 손을 떼는 것’은 결국 하야나 다름없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반면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국에 총리가 나간다면 누가 만나주느냐. 그것은 대통령이 하더라도 내정은 총리가 하자는 것”이라면서 외치에선 대통령이 일부 권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내치=총리, 외치=대통령’ 역할분담론의 경우도 과연 내ㆍ외치의 경계가 칼로 자르는 듯 선이 명확히 그어지느냐의 문제도 있다. 때문에 이 시스템으로 가동할 경우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놓고 충돌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헌법 74조1항이 규정한 대통령의 군 통수권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대통령이 국정을 거국중립내각 총리에 위임한다고 하더라도, 군은 비상시 대통령과 총리 누구의 지휘를 따라야 하는 문제가 초래될 수도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거국 총리가 임명되면 대통령은 전면 퇴진하나, 외치는 대통령에게 맡기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디테일한 문제는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 대선후보군들은 즉각적인 대통령 하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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