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코모스 ‘전체역사’ 권고는 징용명시 요구”

정부 “이코모스 ‘전체역사’ 권고는 징용명시 요구”

입력 2015-05-24 15:49
수정 2015-05-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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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 반대하는 것 아냐…강제노동 역사 기억돼야”

정부 고위당국자는 2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조선인 강제노동(징용) 시설이 포함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등재 추진과 관련해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한 것에 대해 “강제노동 사실의 명시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1850년부터 1910년으로 시기를 한정했지만 1940년대에 집중됐던 조선인 강제노동도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이코모스의 ‘전체 역사’ 권고의 의미”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22일 도쿄에서 처음으로 열린 최종문 외교부 유네스코 협력대표와 신미 준(新美潤) 일본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 간의 첫 양자협의에서 이 같은 권고를 바탕으로 일본 측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코모스가 지난 15일 공개한 ‘등재 권고안’에 따르면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는(allows an understanding of the full hisory of each other) 해석 전략(interpretive strategy)을 마련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코모스가 일찌감치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지만, 보고서 형태의 최종 권고안에서 전체 역사를 명시하라는 일종의 부대 의견을 단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일방적 등재에 반대하고, 이를 이코모스 측에도 전달해온 가운데 이코모스가 이 같은 권고를 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고 예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해당 시설의 대상 연도가 “1850년대부터 1910년까지”라면서 조선인이 강제징용된 장소라는 한국 측의 주장은 “연대나 역사적 위치, 배경이 다르다”고 반박해왔던 일본 측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코모스의 권고를 ‘무기’로 추가 협의에서 일본 측을 압박하는 한편, 등재 최종 결정권을 가진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기존에 ‘등재냐 아니냐 이분법적 접근이 아니다’라는 수준에서 설명해오던 우리 정부는 한일간 첫 협의를 기점으로 “등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분명히 밝히는 한편, “역사는 기억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등재 자체를 반대하지 않되 ‘등재 결정문’에 강제노동을 명시하거나, 관련 시설에 관련 사실을 적시한 기념비 설치나 영상물 제작 등의 타협안을 일본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가 등재 자체를 ‘블록 하려는 것(막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강제노동 피해국으로서 우리의 진정한 요구를 일본 측이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유산은 전세계가 축복(blessing) 하는 가운데 컨센서스로 채택돼야 한다”면서 “한일간에 어떤 식으로든 강제노동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켜 타협안이 나와야 하고, 그래야 다른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들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코모스는 최근 일본이 신청한 23개 근대산업시설에 대해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으며, 최종 등재 여부는 다음달 28일부터 7월8일까지 독일 본에서 열리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23개 시설 가운데 ‘지옥도’라는 별칭이 붙은 하시마(端島) 탄광을 비롯해 7곳이 대일 항쟁기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시설이다. 이들 7개 시설에 5만7천900명의 조선인이 강제동원됐고 그중 94명이 강제동원 중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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