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15 경축사 뒤 ‘감세철회’ 물밑작업

정부, 8·15 경축사 뒤 ‘감세철회’ 물밑작업

입력 2011-09-08 00:00
수정 2011-09-0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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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세제개편 결정까지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할 일이나 본래부터 간절히 바란다는 뜻)이었나.”

소득세와 법인세의 추가 감세가 9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결국 철회로 결정되자 정부에서 나오는 소리다.

외형상 한나라당 요구에 정부가 응한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정부 내에서 조용한 물밑작업이 진행돼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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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홍준표(왼쪽 두 번째) 한나라당 대표가 “세제 개편안에 추가감세 철회가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홍 대표,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황식 국무총리, 임태희 대통령실장,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홍준표(왼쪽 두 번째) 한나라당 대표가 “세제 개편안에 추가감세 철회가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홍 대표,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황식 국무총리, 임태희 대통령실장,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애초 정부안에는 철회안 없어

소득세·법인세 감세 철회안은 애초 정부안에는 없었다. 감세 철회 가능성이 점쳐진 시점은 지난 8·15 경축사. 이명박 대통령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강조하면서 정부는 감세정책 손질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획재정부 1급 이상 간부들은 지난달 15일 회의를 갖고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다음 날 홍남기 대변인이 “세입에서 확충노력, 세출에서 조정노력을 병행할 것”이라면서 “조세수입을 늘리는 방안에는 증세도 있고 감세 조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세 조정이) 제기될 수 있는 메뉴로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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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재정 지난주 말 감세카드 접어

홍 대변인의 발언은 즉각 정부가 ‘감세 철회 카드 꺼내는 게 아니냐’(서울신문 8월 17일자 1면)는 보도로 이어졌다. 세계적인 추세로 봤을 때 감세 철회는 대세였기 때문이다. 감세 철회라는 재정부 실무진의 결론은 이미 지난 주초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세론자’인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약속된 감세는 이행돼야 한다.”고 수차례 공언했던 터. 결국 박 장관은 지난 주말쯤 최종적으로 감세 철회 카드를 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지도부 “철회” 배수진

7일 고위 당정협의에 앞서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추가 감세안을 포함시키면 당정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 5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 의장이 추가 감세 철회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김성식 정책위부의장은 “그동안 수차례 이뤄진 실무 당정협의에서 정부가 추가 감세의 ‘감’자도 꺼내지 못하도록 했다. 당의 친서민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봤기 때문”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조조 대군에 맞서 장판교를 지켜낸 장비처럼 버텨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21일 당·정·청 지도부가 총출동한 ‘매머드급’ 고위 당정협의 당시 홍준표 대표는 “추가 감세 철회는 당의 기본 입장이다.”면서 “정부에서는 딴소리가 안 나오게 해달라.”고 쐐기를 박기도 했다.

전경하·장세훈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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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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