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0 지방선거 D-72] “좋은 동네정치 우리 손으로”… 주민후보 나선다

[선택 2010 지방선거 D-72] “좋은 동네정치 우리 손으로”… 주민후보 나선다

입력 2010-03-22 00:00
수정 2010-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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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민선1기 지방자치 시대가 열린 지 올해로 15년이 됐다. 지역의 장(長)을 선출하는 것이 올해로 다섯번째이지만, 아직 지방자치를 멀기만 한 남의 이야기로 여기는 주민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전국적으로 심상치 않은 ‘풀뿌리 운동’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주민이 직접 ‘좋은 동네정치 하기’,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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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1일 오전 ‘하이서울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린 종로구 종각역 앞에서 공명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1일 오전 ‘하이서울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린 종로구 종각역 앞에서 공명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주민연대, 좋은정치노원씨앗모임 등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지역정치운동 단체들은 지난달 ‘풀뿌리좋은정치네트워크(풀넷)’를 결성했다. 지역 현안 중심의 생활정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풀넷은 직접 주민후보도 낼 계획이다. 세종시 문제, 개헌 논의 등 중앙무대의 대형 이슈가 풀뿌리 자치의 씨앗을 날려 버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21일 “현재의 정치는 좋은 정치를 보여주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민적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정치적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국의 새로운 정치적 힘은 아래에서부터 분출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서울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운동본부’를 발족, 정책 구현으로까지 연결시키겠다고 밝혔다. 청년 실업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나선 ‘한국청년연대’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풀뿌리 자치운동의 시발점은 2000년부터 3년에 걸쳐 진행된 경기 고양시의 ‘러브호텔 반대운동’으로 볼 수 있다. 이전까지 지역정치 참여 시도는 각 시민사회단체가 산발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고양시가 러브호텔을 무분별하게 허가하자, 주민이 그야말로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반대운동을 벌였다. 이는 선거참여조직 ‘2002 고양시민행동’의 결성으로 이어졌고, 지방선거에서 시민행동 후보 8명이 시의원에 당선됐다. 서울 도봉구에서도 환경운동연합과 여성민우회가 공동후보를 내 구의원 2명을 당선시켰다.

하지만 2004년 17대 총선에서의 낙선·낙천운동으로 시민사회단체의 정치 참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생겨났다. 또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도입과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으로 치러진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호남 등 일부지역을 뺀 대다수 지역을 석권, 많은 시민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오히려 지역정치의 기세가 중앙정치에까지 여파를 미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실시하고 있는 무상급식이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연일 여야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량급으로 일컬어지던 야권 영입 후보들도 기초단체장으로 ‘하방(下放) 출마’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이 선거연대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연합에 찬성하는 풀뿌리 후보도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중앙무대에서 좌절을 맛본 386세대 등 경험있는 정치인이 고향마을로 돌아가는 추세가 뚜렷한 것을 보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제대로 된 ‘마을자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백의종군의 마음인지, 이를 발판으로 도중에 다시 2012년 총선을 노리기 위한 것인지는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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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10-03-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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