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와의 전쟁 선언] 靑, 초심 3년차… ‘집권후반 비리→레임덕’ 사전 차단

[비리와의 전쟁 선언] 靑, 초심 3년차… ‘집권후반 비리→레임덕’ 사전 차단

입력 2010-03-10 00:00
수정 201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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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3년차에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비리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고강도 사정(司正)을 예고한 것은 정치적인 이유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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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치며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치며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기업인 시절부터 사회 전반에 만연된 비리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대통령선거 운동기간에도 이와 관련된 발언을 자주 했지만 다른 굵직한 이슈에 묻혀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집권 뒤에도 첫해에는 ‘촛불정국’으로, 지난해에는 경제위기로 비리척결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을 뿐,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토착비리와 권력형 비리를 차단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집권 중반기인 3년차에 접어들면서 경제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것도 비리 척결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등 이전 정권이 집권 3년차에 대형게이트가 터지고, 이어 곧바로 레임덕(권력누수현상)에 빠졌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사정정국에 접어든 게 정치적인 노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토착세력 비리 척결만 해도 한나라당 출신의 지방자치단체장이 더 많고, 교육 비리 척결 역시 보수층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권에 오히려 불리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선거와 연결한 정치적인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교육비리 척결의 경우 최근 서울시 교육청의 매관매직과 시설공사를 둘러싼 뇌물수수, 자율형 사립고 부정입학이 연이어 터지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이미 올초 신년연설에서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교육비리 척결과 관련, 교육감에게 주어진 무소불위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준비하고 있다. 인사권·재정권까지 포함한 권력 집중 현상을 해소해 일선 지방교육청이나 학교장 등에게 나눠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올 연말까지 1차로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고강도의 발언에 이어 비리척결과 관련한 수사는 임기말까지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대목이다.

청와대 정무라인의 한 관계자는 “비리 척결은 국민들의 지속적인 요구사항이며, 이 대통령의 오랜 숙원 사업”이라며 “중간에 한두 번 하다가 그만두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리와의 지속적인 전면전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는 불법 정치자금으로부터 무관하다는 자신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역의 토착비리는 부패고리를 막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지역의 토호세력과 사이비언론, 부패한 공직자의 ‘민관언(民官言)’ 유착을 통한 토착비리로 공직사회에 진출하고, 다시 그 이후에 비리를 저지르는 악순환을 이번에는 완전히 끊겠다는 것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비리 척결은 ‘깜짝쇼’가 아니라 임기 내내 추진할 사안”이라면서 “흔히 말하는 ‘3년차 증후군’이 생기지 않도록 공직사회가 매너리즘이나 도덕적 해이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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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10-03-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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