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길 틔운 남산자락숲길… 꿈길 펼칠 새 스카이라인[민선8기 이 사업]

숨길 틔운 남산자락숲길… 꿈길 펼칠 새 스카이라인[민선8기 이 사업]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5-11-28 00:51
수정 2025-11-28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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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남산 자락을 일상 가까이에서 즐길 순 없을까. 노후된 저층 주거지를 남산과 조화롭게 재단장할 복안은 없을까. 서울 중구의 두 가지 큰 고민이 이번 민선 8기에 해결됐다. 끊어졌던 숲을 잇는 완만한 ‘남산자락숲길’을 만들고, 30년 만에 남산 주변 고도제한 완화를 이끌어내면서다. 중구는 남산의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생활 환경을 만들어가며 주민들의 일상에는 힐링을, 도시에는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장애물 없는 5.14㎞ 데크길
개통 1년 만에 힐링 핫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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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14㎞ 길이의 서울 중구 무장애 친화 숲길 ‘남산자락숲길’은 지난해 12월 전 구간이 개통됐다. 사진은 시민들이 남산자락숲길의 목재 데크길을 산책하는 모습. 중구 제공
총 5.14㎞ 길이의 서울 중구 무장애 친화 숲길 ‘남산자락숲길’은 지난해 12월 전 구간이 개통됐다. 사진은 시민들이 남산자락숲길의 목재 데크길을 산책하는 모습.
중구 제공


다음달 말 전 구간 개통 1주년을 맞는 남산자락숲길은 총길이 5.14㎞에 달하는 무장애 친화 숲길이다. 어느새 여러 기록을 세웠다. 월평균 5만 8000명이 찾는 중구 대표 힐링 명소가 됐고, 지난해엔 ‘중구민이 꼽은 가장 힘이 돼준 정책’ 1위에 올랐다.

흥행의 비결은 중구 전역을 15분 안에 자연과 만날 수 있는 ‘숲세권’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완만한 목재 데크길과 흙길을 따라 산책하며 우거진 숲과 서울 도심의 전망을 만끽할 수 있다. 과거 남산의 일부였지만, 건물이나 도로 등으로 단절됐던 무학봉,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을 하나의 숲길로 연결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남산자락숲길이라는 아이디어는 길의 시작점이기도 한 무학봉근린공원에서 출발했다. 이 공원은 2021년부터 무장애 데크길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는데,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본 김길성 중구청장이 남산자락숲길을 추진했다고 한다. 구비 없이 전액 국비와 시비로 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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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자락숲길의 황톳길을 시민들이 맨발로 걷고 있다. 중구 제공
남산자락숲길의 황톳길을 시민들이 맨발로 걷고 있다.
중구 제공


자연을 최대한 보존한 것도 이 길의 매력으로 꼽힌다. 기존 나무를 살리고, 벚나무나 잣나무 등 나무나 꽃, 풀 등 6만주도 새롭게 심었다. 데크가 지면보다 높게 설치돼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뭇가지와 이파리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접근성을 높인 세심한 설계도 돋보인다. 무학봉근린공원 등 5개의 주요 출입로 외에도 주택가 곳곳에 16개 진출입로를 만들었다. 지하철 6개역에서도 도보로 찾을 수 있는 거리다. 주민들은 더 이상 멀리 돌아가지 않고도 숲을 찾을 수 있다. 지난 9월부터 무료공공셔틀 ‘내편중구버스’ 5개 노선도 입구 6곳을 경유한다.

숲길이지만 유아차나 휠체어 이용자, 노약자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경사도를 낮추기 위해 일부 구간은 ‘갈지(之)자’ 모양으로 길이 이어져서다. 계단이나 턱도 최소화했다.

남녀노소 맞춤 51개 코스
사계절 비수기 없는 명소
가파른 언덕길에 사는 교통약자를 위한 서울시 최초 모노레일도 지난해 2월 이곳에 생겼다. 바로 신당현대아파트에서 산책로 입구인 대현산배수지공원까지 100m를 3~4분에 연결하는 모노레일이다. 청구동 마을마당부터 남산자락숲길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도 2027년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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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우수 경관 조망명소로 선정된 전망대에서는 남산서울타워와 인왕산, 북한산 등이 한눈에 펼쳐진다. 중구 제공
서울시 우수 경관 조망명소로 선정된 전망대에서는 남산서울타워와 인왕산, 북한산 등이 한눈에 펼쳐진다.
중구 제공


이처럼 높은 접근성 덕분에 남산자락숲길은 비수기가 없다. 한겨울에도 도심 가까이에서 설경을 감상하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밤에는 도심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남산자락숲길을 즐기는 51가지 코스 ‘남산이음’ 지도도 참고할 만하다. 등산 초보자나 명동을 찾은 외국인, 가족, 다산성곽역사길 등 맞춤형 코스를 담았다. 곤충과 친해질 수 있는 유아숲체험장이나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 숲 해설가와 탐방 프로그램 등도 인기다.

중구는 남산자락숲길과 남산순환로를 잇는 녹지연결로(생태통로)도 추진 중이다. 반얀트리 호텔을 넘어 국립극장까지 길을 연결해 남산과 접근성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남산 고도제한이 완화되면서 남산자락길에서 내려다보는 스카이라인도 차츰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30년간 고도지구에 묶인 남산 자락 일대는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기 쉽지 않았다. 건물 89%는 20년이 넘었고, 30년 이상 노후된 건물도 60%에 달한다.

‘숙원’ 남산 고도제한도 풀려
삶의 질 높이고 도심엔 활기
민선 8기는 과학적인 시뮬레이션을 도입하고 주민들과 긴밀히 소통한 끝에 중구의 오랜 숙원사업을 이뤄냈다. 중구는 당초 고도제한이 없던 곳이나 남산이 가려진 지역을 찾고, 과학적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건물 높이를 분석했다. 여의도에서 데이터를 다뤘던 김 구청장의 경험이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돌파구가 된 셈이다.

회현동, 명동, 장충동, 필동, 다산동 등 5개 동 일대의 일반주거지역은 기존 12~20m에서 16~28m로, 준주거지역은 20m에서 32~40m로 고도제한이 완화됐다. 특히 지하철 반경 250m 이내나 소파로와 성곽길 인근 정비사업은 최고 15층까지 높일 수 있게 되면서 신당9구역 재개발사업은 기존 315가구에서 500가구 이상으로 가구 수가 늘어나게 됐다.

중구는 주민들이 고도제한 완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이번달부터 정비 사업에 관심 있는 5개 동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골목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뉴빌리지’, ‘휴먼타운 2.0’ 등 후속사업 등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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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구청장은 “남산 고도제한 완화가 중구 도시의 가치를 높였다면, 남산자락숲길은 주민의 일상의 품격을 한층 끌어올렸다”며 “남산을 품은 도시 중구에 산다는 자부심이 높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5-11-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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