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예산에 집값도 뛴다는데… 강남 엄마들은 왜 혁신학교를 꺼리나

파격 예산에 집값도 뛴다는데… 강남 엄마들은 왜 혁신학교를 꺼리나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12-17 17:36
수정 2020-12-18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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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언저리 기자의 교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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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혁신학교에 반대하는 서울 송파구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신문 DB
2018년 12월 혁신학교에 반대하는 서울 송파구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신문 DB
2년 연속으로 혁신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시위가 서울 강남지역에서 벌어지면서 교육계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3월 1일 자로 혁신학교 신규 지정을 하면서 서울 강남 3구 지역에서 서초구 경원중과 송파구 배명중, 강동고를 마을결합 혁신학교로 결정하자 또다시 학부모들의 시위가 재연됐다. 엄동설한 촛불시위를 마다하지 않았던 학부모들은 이번에는 아예 교사들의 퇴근을 막았고 그 와중에 교사의 차량과 시민이 충돌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신간 ‘문재인 이후의 교육’을 통해 강남 지역 학부모들의 혁신학교에 대한 반대는 단순히 학력 저하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혁신학교의 평균 학력이 낮은 것은 맞지만, 이는 혁신학교가 상대적으로 평균소득이 낮은 지역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지정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서도 혁신학교 숫자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내년 3월 1일 기준 서울에서는 모두 241곳이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지역별로는 중랑구 20곳, 은평구 15곳, 강서구와 관악구 14곳, 영등포구와 광진구 12곳 등의 순으로 다수 분포해 있다. 흔히 강남 3구라 불리는 강남구는 9곳, 서초구는 4곳, 송파구는 6곳 등으로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2016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중학생의 ‘기초미달’ 비율은 3.6%인데, 혁신학교는 5.0%다. 하지만 2018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내놓은 ‘혁신학교 성과 분석’ 보고서나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012년부터 학업성취도를 비교한 자료를 보면 혁신학교의 학력이 절대 떨어지지는 않는다.

비록 철회 신청을 했지만 서울 강동고 교장은 “인근 학교와 다른 특색 있는 활동으로 대학입시,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활용하고자 했다”고 혁신학교 신청 이유를 밝혔다. 혁신학교는 공모형이기 때문에 연간 최대 7700만원까지 예산을 받을 수 있다.

혁신학교 태동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혁신학교 주변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기사도 많았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창의성을 키우는 혁신학교 교육 때문에 아파트값이 주변보다 1억원 이상 비싸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 강남 지역은 수능과 정시로 대학에 많이 진학하는 특성과 진보 교육감과 정치인들의 이중성에 대한 반감 때문에 혁신학교 반대가 강하다고 이 평론가는 설명했다.

혁신학교에서 다양한 역량을 키운 학생들은 대입 학종에 유리하지만, 내신 경쟁이 극심한 강남 지역 학생들은 학종에 불리하기 때문에 혁신학교가 기피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강남 학부모들의 수능 선호와 내신 및 학종에 대한 피해의식은 뿌리가 깊은데, 이러한 불만이 진보 교육의 대표작품인 혁신학교에 대한 반감으로 옮겨붙었다”고 진단했다.

조희연, 곽노현, 이재정, 유시민, 조국 등 많은 진보 정치인들이 자녀를 특목고에 진학시킨 것을 두고 흔히 진보의 이중성을 비판한다. 하지만 이는 교육 수요자와 정책 결정자를 혼동한 것이라고 이 평론가는 지적했다.

복잡다단한 시대다. 교육행정도 다양한 수요를 적확하게 반영하는 ‘핀셋행정’이 절실하다는 게 강남 혁신학교 반대시위의 재연이 던지는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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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인식 서울시의원 “수도권 교통은 하나의 생활권… 재정·운영 책임도 함께 나눠야”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20-12-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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