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휴교’는 재수생에게 기회다?

‘코로나 휴교’는 재수생에게 기회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03-05 21:58
수정 2020-03-0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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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언저리 기자의 교육이야기] 고3 연합학력평가 4월로 연기…진도 늦어져 선행학습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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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강남인강의 코로나19로 인한 무료 강의 안내 화면.
서울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 강남인강의 코로나19로 인한 무료 강의 안내 화면.
“가정에서 쉬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학습 의욕이 떨어질 수 있고 학생들이 외부에 노출되는 일도 생길 수 있는 만큼 학원에서 안전하게 수업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됩니다.”

한 학원에서 소독 정비 등을 끝내고 일주일여 휴원 기간을 거쳐 수업 재개를 알리기 위해 보낸 문자 내용이다.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코로나19로 3주나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교육계의 혼란이 극심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졸업식, 입학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교는 물론 학원도 장장 20일 이상 길어진 방학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5일 한국학원총연합회에 따르면 정부에서 휴원을 권고한 이후 지난달 28일 기준 전국 약 67%의 학원이 휴원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는 9일 1차로 발표됐던 휴교 기간이 끝나면 임대료, 강사료 등의 문제로 많은 학원이 휴업을 끝낼 수도 있다. 교육부는 일주일 이상 휴원한 학원에 방역비 15만원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가스터디, 강남인강 등 대표적인 온라인 교육 사이트들은 휴교 기간 강의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메가스터디는 8일까지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한다며 모든 강좌를 무료로 공개했다. 서울 강남구청에서 운영하는 강남인강은 17일까지 14일간 중·고등학교 전 학년 강좌를 무료화했다.

일부 학원은 대면 강의를 중단하고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그동안 아이들이 어떤 강의를 들었는지 알 수 있어 학원을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화상수업을 보고 구시대적 영어 문법 설명에 실망했다”며 “차라리 직접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낫겠다”고 한탄했다. 어느 강사는 실시간 채팅으로 질문을 받고, 많은 학생이 사진으로 찍어 보낸 숙제도 일일이 검사해 학부모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학교가 휴업 중이라고 교사들이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습 지체를 우려하는 부모들의 원성에 온라인 숙제를 내고, 밀집도가 높아 감염 위험이 있는 PC방에 아이들이 가는 것은 아닌지 현장 단속도 한다.

게다가 교육부는 학교에서 비축해 둔 마스크를 가져가 일반 시민들에게 나눠주려 했다가 “아이들을 위한 마스크까지 빼앗느냐”는 원성에 3일 만에 조치를 철회했다. 한 교장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름으로 마스크를 수거하겠다는 긴급 문자를 주말 늦은 시간에 받고 피싱(인터넷 사기)이 아닌지 의심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개학 연기로 가장 날벼락을 맞은 것은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다. 휴교 사태로 올해는 어느 해보다 재수생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년 입시계획의 지표가 되는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4월 2일로 연기되면서 수험생들은 그만큼 입시 진로 결정이 늦춰진 셈이 됐다. 확률과 통계, 미적분 등 수학에서 특히 어려운 부분으로 여겨지는 진도에 대한 걱정도 커 결국 선행학습을 한 학생들이 앞서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개학 연기에 환호성을 지른 아이도 있고, 답답하게 집 안에만 있으면서 친구도 못 만나 눈물짓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의 불안을 달래 주는 것은 문 닫은 학교가 아니라 부모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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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20-03-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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