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재단 세운 ‘美 보수의 설계자’

헤리티지재단 세운 ‘美 보수의 설계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5-07-20 23:45
수정 2025-07-2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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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파 정치인 에드윈 퓰너 별세

36년간 이사장, 세계 최고 싱크탱크
DJ·이건희 등과 절친… 광화장 수훈
200회 방한, 아산정책硏 “한국 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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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가 2002년 8월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수교훈장 ‘광화장’을 착용한 뒤 웃음 짓고 있다.   서울신문 DB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가 2002년 8월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수교훈장 ‘광화장’을 착용한 뒤 웃음 짓고 있다. 
서울신문 DB


미국 보수 진영 최대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을 세워 ‘미국 보수 정치의 설계자’로 불린 에드윈 퓰너 재단 창립자가 지난 18일(현지시간) 8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퓰너는 200여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정·재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은 미국 내 대표적 아시아 전문가이자 지한파 인사이기도 했다. 케빈 로버츠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발표한 추모 성명에서 “그는 단순한 리더를 넘어 비전가이자 건설자, 최고 수준의 애국자였다”면서 “우리는 전설을 잃었다”고 그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그는 베트남 전쟁 후유증 등으로 미국 내 보수가 위기에 몰렸던 시기인 1973년 ‘보수 부활’ 기치를 내걸고 맥주 재벌 쿠어스의 기부금 25만 달러를 종잣돈 삼아 헤리티지재단을 창립했다. 그의 노력으로 1980년대 이른바 ‘레이거노믹스’로 대표되는 미국 보수의 전성기가 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를 ‘보수주의라는 거대한 도시의 판테온(신전)’이라고 평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미 보수 진영을 장악한 현재도 헤리티지재단은 보수 진영 제일의 싱크탱크로 건재하다.

고인은 1977년부터 2013년까지 36년 동안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해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로 키웠다. 재단은 운영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미 정부에서 어떤 지원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왔다. 또 수백 쪽의 복잡한 연구 논문 대신 핵심적인 내용만 1장짜리 문서에 담아 미 대통령이나 의회에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전진 앞으로”(Onward)라는 말을 즐겨 쓴 고인은 생전에 양복 안주머니에 미국 헌법 전문이 적힌 핸드북을 들고 다니면서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가 이 안에 다 들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워싱턴에는 영원한 승리도, 영원한 패배도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가 퇴임하던 2023년 헤리티지재단은 직원 500여명이 일하고 기금 1억 달러(약 1390억원)를 운용하는 세계적 기관으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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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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