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발레리노의 어제·오늘·내일을 만난다…김용걸 신작 ‘에세’

韓발레리노의 어제·오늘·내일을 만난다…김용걸 신작 ‘에세’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입력 2026-08-25 00:10
수정 2026-08-2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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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발레페스티벌 예술감독 맡아
몬테카를로 수석 안재용 등 기용
“다양한 매력 보여주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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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걸 노원발레페스티벌 총예술감독. ©ICKHEO
김용걸 노원발레페스티벌 총예술감독. ©ICKHEO


서울 노원구에 처음 생긴 발레 축제는 주민들의 요구에서 비롯됐다. 총예술감독을 맡은 김용걸(53)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노원구는 학구열도, 문화 열망도 높고, 발레하는 인구가 많다더라”면서 “구청에 우리 구에도 발레 행사를 하나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쌓였던 모양”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막을 올린 ‘2026 NBF:B 노원발레페스티벌’은 그렇게 첫판을 벌였다.

김용걸 전 교수는 축제의 초기 설계자는 아니다. 지난해부터 발레 축제에 대한 논의가 오갔고, 예술감독이 한 명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그 몫이 그에게 몰렸다. 지난 6월 김용걸댄스시어터, 서울시티발레단, 댄스시어터샤하르 등 발레 단체 등과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혼자서는 못 하니 함께 도와 달라”는 조건을 달고 수락한 뒤 기획공연과 전시를 회의 테이블에서 같이 채워 넣었다.

이번 축제의 화두는 ‘경계’(Boundary)다. 서울시티발레단이 클래식 발레 ‘지젤’로 축제의 문을 열었고, 김용걸댄스시어터가 25~26일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컨템포러리 발레작 ‘에세’(ESSAI)를 춘다. 댄스시어터샤하르가 창작발레 ‘한여름밤의 호두까기인형’(28~29일)을 올리며 발레의 시대와 형식의 경계를 넘어선다.

프랑스어로 ‘시도하다’라는 뜻을 가진 ‘에세’에 대해 그는 “고심 끝에 만든 대작이 아니라 일기 쓰듯 만들어 온 작품들”이라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편하게 오시라는 뜻으로 붙인 제목”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걸이라는 이름은 한국 발레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였고 파리오페라발레에서 동양인 최초로 쉬제(세 번째 등급)까지 오르며 한국 발레리노가 해외에 진출할 길을 확장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제자들을 키워냈고, 무용수들에게 더 많은 무대를 주기 위해 학교를 나와 현장으로 나와 댄스시어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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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가 처음 올린 ‘2026 NBF:B 노원발레페스티벌’를 장식한 서울시티발레단의 ‘지젤’. 노원구 제공
서울 노원구가 처음 올린 ‘2026 NBF:B 노원발레페스티벌’를 장식한 서울시티발레단의 ‘지젤’. 노원구 제공


군무와 솔로, 2인무 등 소품 여덟 편을 묶은 ‘에세’는 발레리노의 삶뿐 아니라 “발레리노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겪고 생각한 것들”을 풀었다. “한두 편씩 묶어 내가 무대에 올라 안무 의도를 설명할 예정”이라면서 “관객들이 컨템퍼러리를 훨씬 접근하기 쉽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무대에 서는 두 무용수는 오랜 인연이다. 안재용 몬테카를로발레단 수석무용수는 4년간 가르친 제자로, 모나코로 떠나기 전 추었던 듀엣 작품 ‘망각’을 11년 만에 다시 춘다. ‘망각’에는 영화 ‘햄넷’으로도 유명한 막스 리히터의 ‘온 더 네이처 오브 데이라이트’가 깔린다.

박윤재는 지난해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그랑프리를 받은 뒤 곧장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스튜디오 컴퍼니에 입단한 신예다. 김용걸이 올해 처음 안무한 ‘볼레로’ 솔로 버전과 2인무를 선보인다. “한국 나이로 고3인데 그 나이 치고는 깊이 있게 표현하는 축”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용걸 예술감독은 공연 이외의 전시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너무 잘 조성해 놔서 솔직히 놀랐다”면서 감탄했다. 마린스키발레단의 김기민 수석무용수와 전민철 퍼스트 솔리스트 등 무용수들의 슈즈를 전시하고, 고 이상만 선생이 남긴 그림과 발레 조각도 함께 걸렸다. 공연 한 시간 전에만 도착하면 강예나 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연출한 영화도 모두 볼 수 있다. 그는 “첫해라 홍보가 덜 돼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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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매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이번 시도의 목표입니다. 올해 겪은 아쉬움이 약이 돼서 다음 회에는 더 많은 분들이 오시겠죠. 올해 모자랐던 걸 다들 알았으니 내년에는 더 단단하게 준비하겠죠.”
세줄 요약
  • 노원 첫 발레축제, 주민 요구로 출범
  • 김용걸 신작 ‘에세’, 발레리노 삶과 시도
  • 클래식·컨템퍼러리·전시·영화 결합
2026-08-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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