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청와대 불상, 경주로 옮기지 말라” 왜?

조계종 “청와대 불상, 경주로 옮기지 말라” 왜?

이슬기 기자
입력 2017-09-24 10:36
수정 2017-09-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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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이 100여 년 전 일본인이 경주에서 서울로 옮긴 ‘청와대 석불좌상’의 경주 이전에 반대하고 나섰다.
청와대 석불좌상
청와대 석불좌상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조계종 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경내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의 원래 봉안처가 규명될 때까지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이달 초에 청와대, 문화재청, 서울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주 이전 장소로 거론되는 국립경주박물관으로 불상이 가서는 안 된다”며 “신앙의 대상인 불상이 박물관에 가면 전시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는 청와대 석불좌상의 제자리를 놓고 경주 남산이라는 의견과 도지동에 있었던 이거사(移車寺)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경주 지역에서는 불상의 출처를 이거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남산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계종이 청와대 석불좌상의 이전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표면적 이유는 불상의 봉안처로 국립경주박물관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불상의 조속한 경주 이전을 촉구해 온 경주 문화계는 이전 장소가 문제라면, 합의를 통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임관 경주학연구원장은 “국가 소유인 청와대 불상의 이전 장소로 국립경주박물관이 주로 논의된 이유는 안전하고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이라며 “국립경주박물관이 싫다면 경주시청이나 불국사로 가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불상이 청와대에 있으면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많은 불자와 문화재를 사랑하는 국민이 가까이에서 불상을 볼 수 있도록 하루빨리 고향인 경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계 일각에서는 조계종이 청와대라는 상징적인 정치 공간에 불상을 두고 싶어하는 속내가 있어서 석불좌상 이전을 꺼린다고 지적한다. 불교계는 이명박 정권 당시 일부 개신교 단체가 종교적 편향성을 이유로 청와대 불상 이전을 요구할 때마다 “전통문화의 산물인 불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학계 관계자는 “조계종은 개신교계의 주장에 쫓겨 불상을 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도 “10년 전쯤에는 종교적 색채가 옅은 문화재라는 논리로 청와대 불상 이전을 반대했던 조계종이 지금은 거꾸로 신앙의 대상이라는 이유를 내세운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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