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약속 안 지킨 日 향해, 유네스코 “강한 유감” 경고장

‘군함도’ 약속 안 지킨 日 향해, 유네스코 “강한 유감” 경고장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1-07-13 01:34
수정 2021-07-1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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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역 알려야”… 결정문안 이례적 명시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군함도’(하시마) 등 근대산업시설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라는 세계유산위원회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위원회 측이 “강하게 유감을 표명한다”는 문구를 결정문안에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결정문은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제44차 회의에서 토론 없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가 12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일본 근대산업시설 결정문안을 보면 ‘당사국이 관련 결정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나와 있다. 국제기구 문안에 이런 표현이 들어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2015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대표는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들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 노역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조치 ▲인포메이션센터 설치 등 희생자를 기리는 적절한 조치를 약속했다. 이 발언은 결정문 본문에 담기지 않았지만 ‘후속 조치 이행을 약속한 일본 대표 발언을 주목한다’고 각주에 명시됐다. 하지만 일본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지난해 6월 문을 연 도쿄 정보센터에도 희생자를 추모하는 내용은 없고 강제 노역을 부정 또는 희석하는 자료가 전시돼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에 유네스코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공동조사단은 지난달 정보센터를 시찰했고, 6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1910년 이후 전체 역사에 대한 일본의 해석이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냈다. 한국 등에서 온 노동자들이 있다는 전시가 있긴 하지만 그 전시만으로 강제 노역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정보센터의 주요 목적이 희생자 추모인데, 도쿄센터는 실제 유산이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전시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유사한 역사를 지닌 독일 등 국제 모범 사례와 비교할 때 조치가 미흡하다고 했다.

이번 결정문안은 일본 측에 약속 이행을 요청하면서 조사단 보고서 결론을 충분히 참고하라고 했는데, ‘한국인 등이 본인 의사 반해 강제 노역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조치’, ‘정보센터 설립과 같이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 등 당시 일본 대표가 발언한 내용도 직접적으로 담겼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동안 일본 측이 정보센터를 설립해 충실히 약속을 이행했다는 주장이 맞지 않는다는 걸 국제사회가 명시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면서 “위원회 결정을 조속히, 충실히 이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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