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 ICJ 위탁 해결 한국이 거부”… 노골적 영토 분쟁화

“독도 영유권 ICJ 위탁 해결 한국이 거부”… 노골적 영토 분쟁화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3-18 23:06
수정 2016-03-19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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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 사회과 교과서 내용 보니

“독도 1905년 일본령으로 편입” 추가
‘한국서 불법 점거’ 정부 지시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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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부과학성의 이번 고교 교과서 검정은 독도 영유권 주장은 강화한 반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 및 인권침해와 간토 대학살의 한국인 희생자 수 등은 모호하게 표현하는 등 후퇴한 역사의식을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일본군 위안부 타결과 관련한 한국과 일본 정부의 합의는 시기상 반영되지 못했다.

18일 일본 ‘교과용 도서검정조사심의회’를 거쳐 확정된 고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 한국과 연관을 갖는 부분은 독도, 일본군 위안부, 간토 대학살 등이다.

독도 영유권과 관련,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을 싣지 않은 출판사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사실상 수정을 지시했다. 시미즈서원은 고교 현대사회 교과서 검정 신청본에 당초 “한국과 시마네현에 속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명칭)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가 있다”고만 서술했다.

문부과학성은 이에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라며 “현재 상황과 평화적 해결을 향한 노력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검정 의견을 붙였다. 검정을 통과한 수정본에는 “정부는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어 영유권을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 위탁하는 등 방법으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다이이치가쿠슈샤 ‘지리A’ 교과서 원문에는 “한국과 다케시마 영유권 문제가 걸려 있다”고만 기술돼 있었다. 이 역시 같은 검정 의견에 따라 수정본은 “일본 영토인 다케시마는 한국에 점거돼 일본은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로 고쳐졌다.

문부과학성은 ICJ에서 논의하자는 일본 요구에 한국이 응하지 않은 점도 기재하도록 했다. 다이이치가쿠슈샤는 이런 지적에 따라 정치·경제 교과서에 “영유권 해결을 향해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한국에 수차례 제안했지만 한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을 수정본에 추가했다.

다이이치가쿠슈샤와 시미즈서원의 현대사회 교과서에도 ICJ 관련 내용이 검정 신청본에 없었다가 문부과학성 지적에 따라 추가됐다. 또 일부 지리 교과서에는 “에도시대에 (독도) 영유권을 확립했다”,“1905년 일본령으로 편입했다”는 등 내용이 실렸다.

또 검정을 통과한 6종의 일본사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내용이 들어 있지만 동원의 강제성이나 반인도성, 피해자의 고난 등을 명시하지 않았다. 검정을 거치면서 심각한 인권침해 내용이 모호하게 바뀌었다.

시미즈서원은 “일본군에 연행돼”라는 서술을 “식민지에서 모집된 여성들”이라고 바꿨다. 도쿄서적은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표현을 “위안부로 전지(전쟁터)에 보내졌다”고 고쳤다. 검정 불합격을 의식한 조처로 이해된다. 야마카와출판사의 일본사A·B 교재는 “전지에 설치된 ‘위안시설’에는 조선·중국 등에서 여성이 모집됐다”고 기록했다. 도쿄서적 일본사A는 “일본의 식민지, 점령지에서는 조선인이나 중국인 등 다수 여성이 위안부로서 전지에 보내졌다”고 기술했다. 다이이치가쿠슈샤 일본사A에는 “조선인을 중심으로 한 많은 여성이 위안부로서 전지에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확인한 1993년 고노 담화에 대해 “정부 강제 연행 사죄”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신문 기사 지면 사진이 ‘오해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란 지적에 따라 “위안부 ‘강제’ 인정·사죄”라는 제목을 단 기사 사진으로 교체됐다. 당초 있던 “위안부에 대한 강제를 일본 정부가 인정하고 사죄”했다는 설명도 삭제됐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세계사 교과서 11종 가운데 5종, 공민(사회) 교과서 일부에도 실렸다.

간토 대학살과 관련한 짓교출판의 “6000명 이상의 조선인 학살” 내용은 검정을 거치며 빠졌고, “학살된 조선인 수에 관해 약 6600명, 2600명, 230명(일본사법성 조사) 등의 여러 견해가 있다”는 주석으로 대체됐다.

이번 검정에서는 일본 정부가 2014년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과 ‘고교 교과서 검정기준’을 통해 독도에 대해 ‘한국에 의한 불법 점거’ 등의 표현을 사용하도록 하고 “교과서에 주요 역사적 사실을 기술할 때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최고재판소 판결을 기술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한 뒤 이 사항이 고교 교재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검정이지만 검정기준 및 지도요령과 다르면 수정하도록 했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채택하지 않도록 해 독도 영유권 등에 대해선 국정과 다름없는 시스템이다. 초·중·고교 교과서는 각각 4년 단위로 정부 검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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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03-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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