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분리투표 앞두고…스페인국왕 ‘통합의 아이콘’ 되나

카탈루냐 분리투표 앞두고…스페인국왕 ‘통합의 아이콘’ 되나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7-08-28 22:28
수정 2017-08-2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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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페 6세 테러 규탄 시위 참석…10월 투표 앞두고 국민통합 행보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차량 연쇄 테러를 규탄하는 시위에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하는 등 국민 통합 행보에 나섰다. 오는 10월 1일 카탈루냐 분리독립 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펠리페 6세의 노력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한 나라의 왕이 정치적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들이 개최한 집회·시위에 동참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스페인에서도 1975년 왕정복고 이후 유례가 없다.
펠리페 6세(앞줄 왼쪽 첫 번째) 스페인 국왕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등과 함께 최근 테러가 발생한 바르셀로나 람브라스 거리에서 열린 테러 규탄 평화시위에 참석했다. 바르셀로나 AFP 연합뉴스
펠리페 6세(앞줄 왼쪽 첫 번째) 스페인 국왕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등과 함께 최근 테러가 발생한 바르셀로나 람브라스 거리에서 열린 테러 규탄 평화시위에 참석했다.
바르셀로나 AFP 연합뉴스
펠리페 6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주도이자 테러 참사 현장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여해 대열의 선두에 서서 행진했다. 테러 바로 이튿날인 지난 18일 같은 곳에서 진행된 추도식에도 참석했었다. 비록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분리독립을 주장하면서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는 있지만, 이번 테러는 카탈루냐의 비극이 아니라 스페인 전체가 겪은 비극임을 몸소 보여 준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는 펠리페 6세를 환대하지 않았다. AFP통신은 펠리페 6세가 희생자들에게 헌화할 때 추도 인파 곳곳에서 “카탈루냐 만세”라는 구호가 들렸고, 펠리페 6세의 표정이 굳어졌다고 전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평화행진 당일 곳곳에서 야유가 나왔다. 국왕이 모욕당했다”면서 “역사적인 방문이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많은 시민이 카탈루냐 독립기 ‘에스텔라다’를 들고 나와 독립 지지 의사를 밝혔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스페인 동북부에 위치한다. 인구 750만명으로 스페인 전체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이다.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헤로나, 레리다, 타라고나로 구성돼 있다. 1714년 당시 스페인 국왕이었던 펠리페 5세에게 정복당해 스페인에 병합됐다. 그러나 이후 300년이 넘도록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 전통을 유지해 정체성을 지켜 왔다.

카탈루냐 의회는 오는 10월 투표에서 분리독립이 통과되면 48시간 안에 분리독립을 선포할 방침이다. 중앙정부는 그러나 주민투표 자체가 위헌이라며 맞서고 있다. 중앙정부가 경찰력을 동원해 자치정부를 무력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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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7-08-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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