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오른 미국의 인색한 지원
USAID 해체 후 재난 대응력 퇴보지난해 네팔 감시체계도 전면 중단
홍수 초기 지원금은 7억원에 그쳐
“한심한 처사… 현장 보고 정했어야”
라수와 연합뉴스
수마가 휩쓸고 간 어퍼트리슐리 건설 현장
대홍수가 발생한 네팔 라수와 지역 람체 인근에서 바라본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3일(현지시간) 헬기 한 대가 착륙해 있다. 한국 정부가 파견한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전날 네팔에 도착해 앞서 수색·구조 활동을 진행해 온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에 합류했다.
라수와 연합뉴스
라수와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네팔 자연재해 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이번 네팔 대홍수 참사에 대한 초기 원조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해 세계 최대 공적개발원조(ODA) 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해체한 이후, 미국의 해외 재난 지원 대응 역량이 크게 퇴보했다는 지적이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말 네팔을 비롯한 히말라야 권역의 산사태 발생 위험 지역을 파악·감시하는 프로그램 ‘SERVIR 힌두쿠시 히말라야’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USAID와 미 항공우주국(NASA), 네팔 카트만두 소재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가 공동으로 이끌어왔다.
프로젝트의 전 책임자인 비렌드라 바즈라차랴는 USAID 예산 삭감 여파로 자금 지원이 끊겼으며, 지난해 1월 말 사업 중단을 통보받았다고 CNN에 전했다. USAID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미국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이끈 정부효율부(DOGE)의 예산 감축 및 조직 효율화 작업의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해체됐다.
바즈라차랴는 프로그램이 유지됐더라도 이번 참사의 원인이 된 빙하 붕괴 시점을 미리 알아내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산사태 위험 지역 파악과 대비책 마련에는 필수적인 사업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우와 관련한 산사태 상황 인지 능력을 개선하려던 노력이 중단됐고, 산사태 예측을 위한 사면 이동 감지 작업도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해외 원조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는 이번 홍수 참사의 초기 대응 과정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200명을 넘고 실종자도 5000명에 육박하는데, 미 국무부가 내놓은 초기 지원금은 50만 달러(약 7억원)에 그쳤다. 이후 지원 규모는 360만 달러로 늘었지만 해외 원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한심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50만 달러라는 액수가 USAID 해체 이후 미국의 해외 지원 규모가 얼마나 쪼그라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다. 마크 워드 전 USAID 재난대응팀장은 기존 USAID 체제였다면 재난지원대응팀이 현지에 파견돼 네팔 당국과 함께 피해 규모를 파악한 뒤 지원액을 결정했을 것이라며 “지금 나온 금액보다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해외 원조를 줄인 결정을 “결국 더 큰 대가를 치르는 잘못된 판단”이라 꼬집으며 “세계가 안정될수록 미국도 안전해진다”고 강조했다.
세줄 요약
- USAID 해체로 네팔 재난 감시망 지원 중단
- 네팔 대홍수 초기 원조 50만 달러에 그침
- 현장 파견 없는 지원 결정에 비판 확산
2026-09-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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