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작전 지켜본 ‘오바마 대통령 사진가’…가장 오래 남은 건 한 아이였다

빈 라덴 작전 지켜본 ‘오바마 대통령 사진가’…가장 오래 남은 건 한 아이였다

홍윤기 기자
홍윤기 기자
입력 2026-08-31 17:10
수정 2026-08-31 19: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세줄 요약
  • 빈 라덴 작전 지켜본 백악관 사진가 회고
  •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은 어린아이와의 만남
  • 연출 없는 기록이 사진가의 원칙이라는 강조
빈 라덴 제거 작전이 진행되던 순간,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곁에는 한 사진가가 있었다. 8년간 백악관에서 수많은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 그에게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은 뜻밖에도 한 어린아이와의 만남이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피트 수자(Pete Souza·71)와 어렵게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곁에서 마주한 역사적 순간과 시간이 흐르며 더욱 특별해진 사진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사진기자로 8년을 보낸 피트 수자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셔터를 눌렀다. 1983년부터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백악관 사진기자로 일했고, 이후 시카고트리뷴 사진기자로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취재했다. 2005년에는 갓 상원의원이 된 오바마의 첫 1년을 카메라에 담으며 인연을 맺었고, 대통령 당선 뒤 백악관 수석사진기자로 다시 그의 곁에 섰다.

이미지 확대
2011년 5월 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좁은 회의실 구석에 자리 잡은 수자는 움직일 공간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약 100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11년 5월 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좁은 회의실 구석에 자리 잡은 수자는 움직일 공간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약 100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이미지 확대
2011년 5월 1일 오바마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빈 라덴 제거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수자는 이날 여러 차례 열린 회의에서 촬영한 사진을 하나로 구성해 역사적 의미를 지닌 대통령 회의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11년 5월 1일 오바마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빈 라덴 제거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수자는 이날 여러 차례 열린 회의에서 촬영한 사진을 하나로 구성해 역사적 의미를 지닌 대통령 회의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그가 가장 긴장했던 때로 떠올린 것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지켜본 빈 라덴 제거 작전이었다. “매우 긴장된 순간이었다”고 말한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작전 개시를 승인한 상태였고 ​이는 매우 위험한 결정이었다. 빈 라덴이 실제로 그곳에 있다는 확신도 100% 없었다. 특수부대가 다른 나라의 허가 없이 들어가는 것은 극도로 위험한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말 그대로 대통령직의 운명이 걸린 순간이었다”며 “그 방에는 행정부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들이 모두 있었지만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화면을 지켜볼 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모든 것은 현장에 있던 특수부대원들에게 달려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미지 확대
2009년 5월 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직원의 아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져볼 수 있도록 몸을 숙이고 있다. 아이는 대통령의 머리카락이 자신의 것과 같은지 궁금해했다. 이 사진은 이후 ‘헤어 라이크 마인(Hair Like Mine)’으로 불렸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09년 5월 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직원의 아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져볼 수 있도록 몸을 숙이고 있다. 아이는 대통령의 머리카락이 자신의 것과 같은지 궁금해했다. 이 사진은 이후 ‘헤어 라이크 마인(Hair Like Mine)’으로 불렸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하지만 수자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사진은 세계를 뒤흔든 군사 작전의 장면이 아니었다. 그가 꼽은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의 머리를 만지는 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담은 ‘헤어 라이크 마인(Hair Like Mine)’이었다.

“당시에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바마 대통령 재임 전체를 상징하는 사진처럼 느껴진다”고 말한 그는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대통령을 만난 다섯 살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이의 모습은 많은 유색인종 아이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며 “그 공동체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2012년 12월 14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존 브레넌으로부터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훗날 이날을 자신의 대통령 재임 중 최악의 날이었다고 말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12년 12월 14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존 브레넌으로부터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훗날 이날을 자신의 대통령 재임 중 최악의 날이었다고 말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이미지 확대
2013년 4월 3일 오바마 대통령이 콜로라도주 덴버 경찰학교에서 연설을 마친 뒤 수 코너스와 제인 도허티를 안아 위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자매인 메리 셜락을 잃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13년 4월 3일 오바마 대통령이 콜로라도주 덴버 경찰학교에서 연설을 마친 뒤 수 코너스와 제인 도허티를 안아 위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자매인 메리 셜락을 잃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가장 가슴 아팠던 기억으로는 비극을 겪은 가족들을 위로하던 대통령의 모습을 꼽았다. 특히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희생자 가족들을 만나는 장면을 떠올리며 “감정을 억누르기 어려웠다. 정말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수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8년을 기록한 시간을 ‘특권’이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의 임기를 매일 시각적으로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큰 특권이었다”고 말하면서도 “8년 동안 매일 백악관에 있거나 언제든 호출될 준비를 해야 했고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대통령을 촬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은 단순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했다.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 대통령의 실제 일상을 기록했다.” 이어 “특히 포토저널리스트와 대통령 사진가는 ​실제 벌어진 일을 있는 그대로 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진을 연출해서도 안 되고 조작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수자의 사진 가운데 일부를 골라 소개한다.

이미지 확대
2012년 1월 1일 오바마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고향인 하와이 카네오헤만의 피라미드 록 해변에서 바다 수영을 즐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족, 친구들과 매년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하와이를 찾았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12년 1월 1일 오바마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고향인 하와이 카네오헤만의 피라미드 록 해변에서 바다 수영을 즐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족, 친구들과 매년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하와이를 찾았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이미지 확대
2012년 5월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른 아침 농구를 마친 뒤 함께 경기한 배우 돈 치들, 토비 맥과이어, 조지 클루니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는 스테이시 키블러가 서 있다. 백악관 제공·피트 수자 촬영
2012년 5월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른 아침 농구를 마친 뒤 함께 경기한 배우 돈 치들, 토비 맥과이어, 조지 클루니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는 스테이시 키블러가 서 있다. 백악관 제공·피트 수자 촬영


이미지 확대
2012년 7월 14일 오바마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글렌앨런에서 폭우를 맞으며 선거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오랜 시간 빗속에서 기다린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귀가할 수 있도록 예정됐던 언론 인터뷰보다 연설을 먼저 진행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12년 7월 14일 오바마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글렌앨런에서 폭우를 맞으며 선거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오랜 시간 빗속에서 기다린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귀가할 수 있도록 예정됐던 언론 인터뷰보다 연설을 먼저 진행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이미지 확대
2012년 10월 26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밖에서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세 살 니컬러스 태머린의 거미줄에 걸린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수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몇 주 뒤 이 사진을 보고 그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12년 10월 26일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밖에서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세 살 니컬러스 태머린의 거미줄에 걸린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수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몇 주 뒤 이 사진을 보고 그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이미지 확대
2013년 8월 22일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주 로체스터의 한 식당에서 대학생과 졸업생, 교육 관계자들과 점심을 먹는 동안 한 아이가 바로 옆 바닥에서 놀고 있다. 수자는 예정된 일정에서도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2013년 8월 22일 오바마 대통령이 뉴욕주 로체스터의 한 식당에서 대학생과 졸업생, 교육 관계자들과 점심을 먹는 동안 한 아이가 바로 옆 바닥에서 놀고 있다. 수자는 예정된 일정에서도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트 수자 촬영·백악관 제공


이미지 확대
2013년 12월 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과 함께 맥도너를 깜짝 축하하기 위해 생일 케이크를 들고 웨스트윙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백악관 제공·피트 수자 촬영
2013년 12월 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과 함께 맥도너를 깜짝 축하하기 위해 생일 케이크를 들고 웨스트윙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백악관 제공·피트 수자 촬영


이미지 확대
오바마 대통령 공식 사진가 피트 수자(Pete Souza·71). LBJ 대통령 도서관
오바마 대통령 공식 사진가 피트 수자(Pete Souza·71). LBJ 대통령 도서관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를 읽는 동안 깨어난 당신의 숨겨진 페르소나를 AI가 스캔합니다."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끝까지 읽으셨나요? 이제 AI 퀴즈로 기사의 핵심 내용을 점검해보세요.
피트 수자가 가장 오래 기억한다고 한 사진의 제목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