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젤렌스키 “트럼프 편할 때 언제든 광물협정 서명”

백기 든 젤렌스키 “트럼프 편할 때 언제든 광물협정 서명”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5-03-05 23:46
수정 2025-03-0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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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원연설서 서한 직접 공개
“정말 멋져” 종전 협상 속도전 시사
젤렌스키는 ‘부분 휴전’ 제안 나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군사지원 중단 선언 하루 만에 결국 ‘광물협정 서명’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국·우크라이나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노 딜’ 파국으로 끝난 지 4일 만의 사실상 백기 투항이다. 이로써 미국과 러시아가 직접 대면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오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며 “그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개발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을 “조금 전에 받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한에 “우크라이나인보다 평화를 더 원하는 사람은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주권,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해 준 일이 정말 소중하다. 광물 및 안보에 관한 협정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귀하(트럼프)가 편한 시간에 언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고 소개했다.

광물협정은 미국이 전쟁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등 전략 광물 개발권을 가져가는 게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이 주도하는 종전 협상의 필수조건이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재침범하지 않을 안보 보장 격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정말 멋지지 않으냐”며 종전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설 직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양국 정부가 광물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양국 정상회담이 ‘노 딜’로 끝난 뒤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인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무례하다”고 몰아세우고 퇴진 압력까지 가하며 사실상 협정 서명을 압박해 왔다. 이어 전날엔 우크라이나가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군사지원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숨통을 최대한도로 조였다.

급박해진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이날 진화를 위한 노력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X(옛 트위터)에 “(정상회담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백악관에서의 대립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제 바로잡을 때”라고 적었다. 이어 “건설적으로 협력과 소통을 하기 바란다”며 포로 교환과 공중전을 먼저 멈추자는 ‘부분 휴전’ 제안을 했다. 이는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발표한 임시 휴전 계획과 일맥상통한다. 광물협정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어떤 방식으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과 동일한 언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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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진 영상 연설에서 “미국의 원조 중단으로 위험을 확인했다”며 “미국과의 정상적인 파트너십 유지가 종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국의 군사원조 중단을 수습하려는 것과 달리 현지에선 “트럼프가 항복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분노 여론도 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25-03-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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