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2배·1조 달러 대미투자’주고 눈앞 ‘관세 압박’ 일단 피한日

‘방위비 2배·1조 달러 대미투자’주고 눈앞 ‘관세 압박’ 일단 피한日

도쿄 명희진 기자
입력 2025-02-09 16:54
수정 2025-02-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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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 연합뉴스
지난 7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1조 달러 대미투자’란 선물을 안기고 눈앞의 관세 압박을 피해 갔다.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게 일본 내 대체적인 분위기지만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나 방위비를 재언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의 주요 회담이 ‘숙제 검사의 시간’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양국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황금시대를 추구한다’고 밝히고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북한과 중국 등 공동 안보 위협에 손을 맞잡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경제 연계 강화에도 인식을 함께했다.

특히 무역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적자 해소 압박에 일본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며 몸을 낮췄다. 이시바 총리는 도요타 공장 건설 등 1조 달러(약 1458조원)에 달하는 대미투자를 약속하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의지를 밝혔다. 2027년까지 방위비를 2배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대선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했던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건에 대해서는 “인수가 아닌 투자”를 하겠다고 했다. 칭찬과 아부도 아끼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유세 도중 총격으로 귀를 다쳤을 때 찍힌 사진을 언급하면서 “당신을 구한 건 신이고 당신은 선택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관세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10~11일 발표할 것 같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상호 관세’에 대해서도 반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정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의회에서 하는 일반적인 답변”이라고 했다. 이 대답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좋은 대답”이라며 감탄했다.

일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방위비 압박은 피하면서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를 포함해 “일본을 100% 지킨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얻어냈다며 회담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시바 총리도 9일 NHK에서 방위비 인상 요구가 없었다는 점과 함께 일본이 우려했던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일본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다. 이번 성과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유산 덕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조는 훌륭한 친구였다”, “신조와 함께 열심히 일했다”는 등 약 40분 동안 이어진 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이름을 5차례나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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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시바 총리의 ‘악수 자세’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의자에 앉아 왼쪽 팔꿈치를 걸친 채 자신의 왼쪽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른손으로 악수했다. 일본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앉는 방법을 왜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느냐’, ‘일본의 부끄러움’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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