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폭로로 뜬 메넨데스, 뇌물로 추락하다

뇌물 폭로로 뜬 메넨데스, 뇌물로 추락하다

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23-09-24 18:04
수정 2023-09-2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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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자택서 금괴·현금 무더기 발견
이집트 무기 판매 돕고 수뢰 기소
1982년 뇌물 폭로하며 정계 입문
2015년 이어 두 번째 ‘뇌물 스캔들’
한반도 정책에도 입김… 사퇴 거부
앤디 김, 한인 첫 상원의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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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 데이미언 윌리엄스 검사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지역구인 뉴저지주 부동산 개발업자에게서 받은 것으로 드러난 현금과 금괴, 고급 승용차 등 뇌물 혐의 증거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 데이미언 윌리엄스 검사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지역구인 뉴저지주 부동산 개발업자에게서 받은 것으로 드러난 현금과 금괴, 고급 승용차 등 뇌물 혐의 증거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외교를 좌지우지하며 한반도 정책에도 상당한 입김을 넣었던 미 의회 고위 인사가 추잡한 뇌물 스캔들에 연루돼 사퇴 압박을 받았지만, 물러나지 않겠다는 뻔뻔함을 보였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막강한 힘을 휘둘러 온 밥 메넨데스(69) 민주당 의원의 집에서 수상한 금괴와 현금이 무더기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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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연방 검찰은 메넨데스 의원의 집을 수색해 10만 달러(약 1억 3365만원) 상당의 금괴와 48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39쪽에 이르는 공소장에서 메넨데스 의원이 2018년부터 이집트에 대한 무기 판매를 돕고 미국 쪽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이집트계 기업인한테 뇌물을 받았다고 적시했다. 함께 기소된 부인 네이딘(56)은 특정 업체에 이름을 올려 급여를 받았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원장은 외국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권이 있는데, 메넨데스 의원은 2013~2015년에 이어 2021년 두 번째로 위원장직을 맡았다.

메넨데스 의원은 자신에게 뇌물을 준 사업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뉴저지 연방검찰청장 인사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15년에도 1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배심원단의 불일치 평결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8년 만에 두 번째로 기소된 메넨데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장직에서 일시적으로 물러나겠다”면서도 “검찰이 의회 사무실의 정상적 업무를 잘못 해석했다”며 의원직 사퇴는 거부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뇌물로 흥했다가 뇌물로 발목 잡힌 상황인데, 그의 1982년 정계 입문 계기가 뇌물 폭로였다. 당시 뉴저지 유니언시티 교육위원회에서 근무했던 메넨데스 의원은 시장이 마피아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을 폭로한 뒤 지방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시장과 연방 하원을 거쳐 상원까지 입성했다.

쿠바 이민자 출신인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지한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워싱턴DC의 시민단체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등 한인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비쳤다. 지난 4월엔 방미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회 연설 때 안내를 맡기도 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 ‘왕따’에서 북한의 적법한 지도자로 인정받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맹비난한 바 있다. 당시 미 공영라디오 NPR에 출연해 “한국에 말하지도 않고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KAGC 행사에선 북한 비핵화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안보 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에 한국의 가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철통같은 동맹’이라고 칭한 뒤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2021년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던 송영길 전 민주당 의원과 화상회담을 갖고 “위안부 문제는 ‘너무도 고통스러운’ 사안임을 잘 알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인식하고 화해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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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충격적인 소식에 민주당 소속 한국계 앤디 김(41·뉴저지 3선거구) 하원의원이 메넨데스 의원 지역구로 상원 도전장을 냈다. 앤디 김 의원은 메넨데스 의원에 대해 “그를 물러나게 해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 민주당이 뉴저지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하거나 국가의 청렴성을 훼손하는 상황을 맞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창준 전 의원 이후 두 번째 한국계 3선 의원인 그가 내년 선거에서 당선되면 한인으로서는 첫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2023-09-2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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