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인권 탄압·언론 자유 침해에 침묵한 모디 인도 총리

무슬림 인권 탄압·언론 자유 침해에 침묵한 모디 인도 총리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3-06-23 11:17
수정 2023-06-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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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India State Dinner
US India State Dinner 미국을 국빈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에서의 저녁 만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권 단체와 국무부의 인권 침해 보고서의 지적에도 인도 정부가 종교적 소수자을 차별하고 탄압했다는 사실을 사실을 부인했다.

모디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자국 내 무슬림과 기타 소수자의 권리를 개선하고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개선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모디 총리는 “우리 헌법과 정부는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카스트, 신념, 종교, 성별 등 (우리 정부에는) 어떤 차별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가 발간한 ‘인권과 종교의 자유에 관한 보고서’는 인도의 무슬림, 힌두 달릿, 기독교인 및 기타 종교적 소수자 차별 대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언론인을 탄압하며 민주주의 기본적 가치인 언론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백악관 근처에는 모디 총리에게 인도의 인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인도계미국인무슬림협회 아짓 사히는“모디 총리는 언론 브리핑에서 왜 그런 질문이 첫 번째 질문이 되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인도에서 인권 침해가 있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도 소수자 차별 감시 단체 ‘힌두트바 워치’의 설립자 라킵 하미드 나익은 “모디 총리의 ‘인도 정부에 종교적 차별이 없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인도는 종교적 소수자를 위한 블랙홀이 됐다”고 은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는 데 있어 인도와 손을 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고, 양국 간의 경제적 협력 관계가 긴밀하기 때문에 세계 최다 인구국이자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모디 총리를 위해 백악관에 레드카펫을 깔았다.

미국 의회에서 유일한 두 명의 무슬림 여성 의원인 일한 오마르와 라시다 틀라이브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과 같은 다른 진보적 의원들과 함께 인도 반체제 인사, 특히 무슬림 학대 의혹을 제기하며 모디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보이콧했다.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은 모디 총리의 “공격적인 힌두 민족주의가 인도의 종교적 소수자들의 운신의 폭을 좁혔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인도 정부 정책의 혜택은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 단체들은 모디 총리 취임 이후 반체제 인사, 소수자, 언론인들이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는 2014년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140위에서 올해 161위로 하락해 최저치를 기록했고, 5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 차단 횟수를 기록한 국가이기도 하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2019년 제정된 인도의 시민권법이 무슬림 이주민을 배제하는 근본적으로 차별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019년 헌법상 신앙의 자유를 제한하는 개종 금지 법과 무슬림이 대다수인 카슈미르의 특별 지위 취소가 됐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불법 건축물을 철거한다는 명목으로 무슬림 소유의 부동산을 철거하고, 카르나타카주에서는 BJP가 집권하던 시절에는 교실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모디 총리가 절친한 친구라고 부르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힌두교가 다수인 인도에서 무슬림 소수를 보호하는 것은 언급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금 당신이 미국 백악관에 있는 대통령이라면 모디 총리에게 어떤 말을 했을지’에 대해 묻자 “인도에서 소수 민족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으면 인도가 언젠가는 분열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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