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PUTIN] 두 살배기 딸의 등에 신상 정보 적은 우크라이나 엄마

[STOP PUTIN] 두 살배기 딸의 등에 신상 정보 적은 우크라이나 엄마

임병선 기자
입력 2022-04-13 03:47
수정 2022-04-15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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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배기 딸의 등에 딸의 이름과 생년월일,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은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살다가 탈출에 성공한 올렉산드라(사샤) 마코비이(33)가 딸 비라의 등에 신상정보를 적은 사진이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부모들의 두려움을 상징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1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그녀의 손이 너무 떨려 성(姓)의 철자를 잘못 적어 바로잡을 지경이었다. “남편과 내가 죽으면 비라가 누구인지 알게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기저귀를 차고 있던 비라는 러시아군의 공습이 시작됐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엄마가 등에 글을 적는 것을 게임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딸이 고아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대비하겠다는 마코비이 가족은 무사히 키이우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인스타그램에 딸의 등 사진을 올렸는데 수많은 이들이 안타까운 심경으로 봤다. 전 세계 사람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많은 우크라이나 부모들이 따라 했다고 털어놓았고, 일부는 소셜미디어에 이 나라의 무고한 사람들을 상징하는 예술 작품으로 대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스페인 의회에 화상 연설을 통해 마코비이 가족의 사례를 예로 들어 “상상하기만 해봐라. 우크라이나의 어머니들은 어린 자녀들의 등에 뭔가를 적고 있다. 러시아가 일상 생활의 어떤 근거도 박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물론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마코비이가 연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 의 부모들이 견뎌내는 광기를 적은 숫자의 사람들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사진을 공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충격에 빠졌다며 그 뒤 매일 가족에게 일어난 일들이 꿈 속의 일처럼 여겨졌다고 했다. 멀리서 폭발음이 들리는데도 태연한 척 비라와 놀아주려 노력했다.

그러나 키이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마코비이는 드니프로 강을 따라 조성된 인공 섬에서 살고 있었는데 지하 방공호 같은 대피 시설이 없어 러시아군이 시리아 도시 알레포에 가했던 무차별 공습이 재연될까봐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했다. 해서 자동차에 짐을 꾸려 야밤에 탈출했다. 출발하기 전에 비라의 등에 정보를 적었는데 나이도 어리고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다행처럼 느껴졌다. 엄마의 화가 재능을 이어받았는지 비라 역시 자신의 몸에 뭔가를 그린다며 좋아라 했고, 착잡한 엄마 마음의 무게를 짐작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물론 서쪽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딸은 계속 집에 돌아가자며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칭얼댔다. 딸에게 곰 인형을 꼭 안아주라고 달랜 뒤 몰도바와의 국경을 넘을 때까지 잠도 자지 못하고 음식을 아꼈다. “우리는 지금 집에 갈 수 없단다”라고 딸에게 말할 따름이었다.
지난해 성탄절 무렵의 올렉산드라(사샤)마코비이와 비라 모녀.
지난해 성탄절 무렵의 올렉산드라(사샤)마코비이와 비라 모녀.
가족은 루마니아와 벨기에를 거치는 긴 여정 끝에 지금 프랑스 남부의 한 마을에 머무르고 있다. 마코비이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고 털어놓았다. 비라는 이제 엄마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자신의 사진을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전쟁 전의 일상을 되찾았다고 했다.

여정 내내 비라는 자원봉사자들로부터 곰 인형들을 선물받아 할머니가 준 곰 인형과 함께 간직하고 있다. 할머니도 폴란드를 거쳐 손녀와 재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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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비이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선 “비라는 잘 지내고 있다. 너무 작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감정을 날 통해 느끼지만 너무 작아 이해하지 못한다. 딸의 나이가 어려 정말 다행이다. 진짜 행복하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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