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있어요” 표식에도…러시아군, 마리우폴 극장 폭격

“아이들 있어요” 표식에도…러시아군, 마리우폴 극장 폭격

임효진 기자
입력 2022-03-17 11:17
수정 2022-03-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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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격 당한 마리우폴 극장
포격 당한 마리우폴 극장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촬영해 공개한 마리우폴 시내의 한 극장에 건물 앞뒤로 ‘어린이들’(дети)이라는 흰색 글자가 새겨져 있다. 민간인 수백명에서 1000여명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진 극장은 16일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됐으며 사상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2022.3.17
마리우폴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 도시에 집중 공격을 퍼붓는 가운데, 어린이를 포함한 수백명의 민간인이 대피한 마리우폴의 한 극장을 폭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BBC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마리우폴이 있는 도네츠크주 고위 관리는 폭격을 당한 극장 건물에는 러시아군 공격을 피해 들어온 마리우폴 시민 수백명이 머물고 있었다고 밝혔다.

세르히이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BBC에 1000∼1200명의 시민이 이 건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 의용대인 ‘아조우(아조프) 부대’는 어린아이와 그 가족들로 가득 차 있는 이 극장 건물 내부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현지 변호사 빅토리아 코노발로프는 영상 편지에서 전 세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은 3월 13일이다. 우리는 마리우폴 지하벙커에 있다”고 밝혔다. 가운데 촛불을 들고 있는 여성. 코노발로프.
현지 변호사 빅토리아 코노발로프는 영상 편지에서 전 세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오늘은 3월 13일이다. 우리는 마리우폴 지하벙커에 있다”고 밝혔다. 가운데 촛불을 들고 있는 여성. 코노발로프.
미국 상업위성 업체 맥사(Maxar)가 지난 14일 촬영한 사진에는 건물 앞과 뒤쪽 2곳에 러시아어로 ‘어린이들’(дети)을 뜻하는 단어가 흰색으로 크게 적혀 있다. 이는 러시아군의 공습을 막기 위해 극장 건물에 어린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공습으로 극장 건물 양쪽 벽과 지붕 대부분이 무너지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사상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군의 극장 건물 폭격에 대해 마리우폴 시의회는 “러시아군 비행기가 평화적인 마리우폴 시민 수백명이 숨어있던 건물에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공습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군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해 2주 넘게 이곳을 포위한 채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병원과 교회, 아파트 건물 등 민간건물도 무차별 공습 피해를 봤다. 마리우폴 당국은 지금까지 최소 2400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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