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백악관 대좌’ 성사될까…폼페이오 방북이 ‘열쇠’

트럼프-김정은 ‘백악관 대좌’ 성사될까…폼페이오 방북이 ‘열쇠’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21 10:40
수정 2018-08-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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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종전선언 ‘빅딜’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가능성 남북·북중·북미 ‘릴레이 정상회담’ 거쳐 ‘종전선언’ 연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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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AP 연합뉴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공동 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AP 연합뉴스
한반도 정세의 호흡이 또다시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대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추가 회담이 곧 이뤄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다(It‘s most likely we will)”고 밝힌 것이다.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는 김 위원장과의 ’케미스트리‘(궁합) 자랑도 덧붙였다.

비록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고 시기와 장소 등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상당한 외교적 함의와 실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그동안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선후관계를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던 북미가 최근 의미있는 접점을 찾은 듯한 징후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특히 이달 내로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은 북미간 ’빅딜‘을 성사시키는 계기점이 될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만일 북미가 이번 방북을 계기로 6·12 북미정상회담의 후속협상을 큰 틀에서 타결짓는다면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추가 회담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현 국면에서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 합의한다면 이는 한반도 최대현안인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의 가장 중요한 ’고리‘가 완성되는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남북·북중·북미간 ’릴레이‘ 정상회담과 맞물리면서 한반도 평화구조 정착의 첫 단추이자 실질적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는 ’종전선언‘과 직접 연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3차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유엔 총회를 전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볼 때 9월 중으로 유엔을 무대로 삼아 종전선언이라는 ’외교적 이벤트‘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10월 종전선언을 선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현실화된다면 장소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가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백악관 초청 의사를 밝혔고 김 위원장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두 정상이 백악관에서 ’햄버거 대좌‘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하는 ’파격‘을 선보일 개연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가설과 시나리오는 결국 폼페이오의 4차 방북의 결과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외교소식통들 사이에서는 ’빈손 방북‘ 논란이 일었던 3차 때와 달리 이번 4차 방북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되고 내용면에서도 큰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작지 않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판문점 실무회담을 비롯하여 그동안 북미 간에 진행돼온 막후 조율 과정에서 비핵화와 체제보장 등을 주고받는 ’빅딜‘ 문제를 놓고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른바 핵 리스트 신고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시나리오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 16일 각료회의에서 “진전을 계속 이뤄가고 있으며, 너무 머지않아 큰 도약(a Big Step)을 만들어내길 희망한다”고 밝히는 등 최근 들어 잇따라 희망적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현재 겉으로 드러난 북미간 기류로 볼 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기대만큼의 성적표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2차 북미정상회담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톱다운‘이라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진행된 현 북미 대화의 특성을 살려 실무선에서 풀지 못한 실타래를 정상끼리 직접 만나 ’통 큰 담판‘으로 풀어내려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할 때도 ’친서 외교‘를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 구축에 나서며 대화의 끈을 이어온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현실화된다면 이 역시 북미관계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9·9절에 맞춰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이는 중국이 북한과의 밀착을 통해 미·중 무역 전쟁의 지렛대를 강화하는 한편 북미 간 협상에 ’개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현재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대미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북미 간 협상의 진도를 늦추거나 종전선언 참여를 확실히 보장받는 쪽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찮아도 ’중국 배후론‘을 제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대북제재에 있어 예전만큼 돕지 않고 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미국 안방의 여론도 큰 변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빅 이벤트‘를 필요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마음이 급할 수 있지만, 가시적 성과물을 내지 못할 경우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회의론이 고조되는 등 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교한 세부조율이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당장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진지함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압박에 나선 것도 미국 조야의 간단치 않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맞물린 제재 완화 문제도 북미정상회담에 앞선 협상 과정에서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2차 북미정상회담와 종전선언으로 이어지며 한반도 정세를 전반적으로 이완시키느냐, 아니면 다시금 교착과 경색의 길로 되돌리느냐 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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