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전쟁’ 예산 45배 증액…“얼마나 더 많이 죽이려고”

필리핀 ‘마약전쟁’ 예산 45배 증액…“얼마나 더 많이 죽이려고”

입력 2017-09-04 10:54
수정 2017-09-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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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 예산을 대폭 늘릴 계획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

마약 척결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필리핀 정부의 설명이지만 마약 유혈소탕전의 확대로 마약사범 초법적 처형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경찰의 마약 단속 예산으로 올해 2천만 페소((4억4천만 원)의 45배에 달하는 9억 페소(199억 원)를 편성했다.

카를로스 자라테 하원의원은 최근 예산안 심의 때 “이 예산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망자가 생길 것으로 전망해야 하느냐”며 “얼마나 더 많은 키안 델로스 산토스가 죽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산토스는 지난달 마약 단속 경찰의 일방적 총격으로 숨진 고교생이다. 필리핀에서는 작년 6월 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3천700명 이상의 마약용의자가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다. 자경단이나 괴한 등에 사살된 마약용의자를 포함하면 1만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자라테 의원은 “이런 사망자 추세와 단속 예산 증액을 고려하면 54만 명이 더 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산토스 사망 사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라며 마약 단속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델라로사 청장은 전국 지방경찰청장들에게 “마약 단속에 전속력을 내라”고 지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계속하겠다면서도 고교생 사살에 대한 반발 여론을 의식해 불법적인 마약용의자 처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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