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美도청에 분노…해명요구·기소 전방위압박

유럽, 美도청에 분노…해명요구·기소 전방위압박

입력 2013-07-01 00:00
수정 2013-07-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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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미국 FTA 중단 위협…스노든 망명 허용 주장도

미국이 유럽 각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해 광범위한 정보수집과 도감청 등 스파이 행위를 자행해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EU와 유럽 각국이 분노하고 있다.

특히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보도에서 미국 정보당국이 EU 시민의 개인정보를 수집했을 뿐 아니라 EU 본부와 각국 대사관까지 도청하고 전산망 침투를 기도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전과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연방수사국(FBI)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규모 개인정보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들의 중앙서버에 접속해 유럽 시민의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온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 EU와 독일 등 유럽 각국은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로 접근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강화 필요성을 절감했다.

개인정보 수집 사건 당시에도 EU는 미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명확한 해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이 유럽의 심장인 브뤼셀의 EU 본부 건물을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서방 동맹의 축인 미국-EU 관계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EU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미국 측에 해명을 요구하면서 아울러 사실 관계 확인 작업에 나서고 있다.

또한 EU 집행위원회, 유럽의회, 대외관계청 등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EU 집행위가 해명을 요구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미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주도하고 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의 경고성 발언 이외에 유럽의회 의원들과 유럽의회 내 정당 그룹들의 대책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미국의 주요 감시 타깃이 돼온 것으로 알려진 독일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비네 로이토이서-슈나렌베르거 독일 법무장관은 “우리의 우방인 미국이 유럽을 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다. 언론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는 냉전 당시의 적대국에 대한 행위를 연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검찰은 불법 도청과 감시 혐의 등으로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을 기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수집 및 도청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EU와 미국 간에 추진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비비안 레딩 EU 법무집행위원은 30일(현지시간) “협력국 사이에는 스파이 행위가 있어선 안 된다”며 “우리의 파트너들이 유럽 협상담당자들의 사무실을 도청했다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우리는 대서양 양안간 시장 확대에 대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럽의회 녹색당 그룹은 EU 집행위에 FTA 협상 보류를 촉구했다.

EU와 미국은 탈세 방지를 위해 은행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이를 룩셈부르크 등 조세회피지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이 또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출신 한 유럽의회 의원은 프랑스 정부에 미국 정보당국의 대규모 정보수집 활동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0)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할 것을 제의했다.

개인정보 수집 파문 이후 망명처를 찾아 떠돌고 있는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는 미국과 EU 간 갈등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정부가 스노든을 국가기밀을 폭로한 반역자로 규정하고 세계 각국에 대해 신병 인도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망명 허용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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