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파워, 이집트 60년 군부정치 끝냈다

이슬람파워, 이집트 60년 군부정치 끝냈다

입력 2012-06-25 00:00
수정 2012-06-2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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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선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 탄생

“이집트와 중동의 역사에 중대한 이정표가 마련됐다.”

아랍 최대 국가인 이집트에서 이슬람 세력이 60년간의 군부 통치를 종식시키고 대권을 차지함으로써 이집트 정정(政情)은 물론 역내 역학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60)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과거 이집트의 주요 지원국이었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향후 예상되는 역내 정치적 상황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이 이집트가 반(反)서방 국가로 방향을 전환하고, 이스라엘과의 기존 평화협정을 파기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강경 이슬람주의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시민의 권리나 자유가 제약당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대선 결선투표 이후 무슬림형제단은 국내 다른 주체들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기존의 조약들을 기꺼이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군부의 정치 간여 속에서도 헌신적이고 선출된 정치인들이 서서히 권력을 장악한, 터키식의 무슬림 민주주의 모델을 언급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물론 이슬람 세력이 국내 정치를 전적으로 장악하기에는 많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군부통치 시절 입법권과 경제적 이익을 누려온 군최고위원회(SCAF)가 이번 대선과정에서도 의회 해산과 입법권 장악 등으로 정치 개입을 노골화했기 때문이다. 당초 대선 결과 발표는 21일로 예정됐으나, 선거부정 신고 사례에 대한 조사를 이유로 일정이 늦춰지면서 무슬림형제단의 군부 견제 목소리는 더욱 높아진 바 있다.

군부가 천명한 다음 달 1일 민간 정부로의 권력 이양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때문에 역사적인 이집트의 민선 대통령 탄생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정정은 당분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군부는 선관위의 발표를 전후해 치안 수준을 최고조로 강화하면서,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철야시위를 이어간 수만명의 반군부 시위대를 압박했다.

무르시 당선자는 이집트의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그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무바라크 시절 정치범으로 수감된 경력을 갖고 있다.

앞서 무슬림형제단은 결선투표 직후 자체 조사결과를 내세우며 줄곧 승리를 주장했다. 반면 군부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샤피크 후보는 엄격한 법질서 유지를 주창하며 무슬림형제단이 시위대를 동원해 선관위를 압박한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BBC는 SCAF의 임시헌법 발동 등 정치 개입과 두 후보 지지자 간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로 이집트 국내 상황이 극심한 불안으로 빠져든 상태라고 전했고, 알자지라는 이집트의 향후 국내 상황을 ‘예측불가’라고 진단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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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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