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사망, 아랍 민주화 순풍 되나

카다피 사망, 아랍 민주화 순풍 되나

입력 2011-10-21 00:00
수정 2011-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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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예멘 사태 향배 주목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20일 끝내 총상으로 숨지면서 민주화 운동이 한창인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다른 국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주목된다.

특히 대규모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와 예멘에서 반정부 세력이 이번 일을 국면 돌파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30년간 집권한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승계해 11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탱크로 짓밟고 있다.

역내에 우방이 없었던 리비아와 달리 시리아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로부터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어 서방의 무력 개입 가능성도 낮다.

불과 다섯 달 사이에 2천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 당국의 초강경 시위 진압 방식을 감안할 때 비폭력 반정부 시위가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무력을 보유한 독재자 중 한명이던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끝내 유명을 달리한 점은 아사드 정권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는게 중동 문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는 이달 초 아사드 대통령의 반대파들로 구성된 ‘국가위원회’를 시리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예멘에서도 뒤엉킨 정국을 해결할 이렇다 할 방안이 제시되지 못한 채 인명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33년간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반정부 세력의 폭탄공격에 중화상을 입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개월 이상 치료받은 뒤 귀국했지만, 여전히 야권과 시위대의 권력 이양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군 병력 중 일부가 반정부 세력에 포함됐고, 반정부 부족들도 무력 충돌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고수하는 점도 예멘에서 총성이 쉽사리 멎지 않는 배경이다.

걸프협력이사회(GCC)에서 중재안을 제시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영국의 제안을 바탕으로 예멘 사태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수용하기 위해서는 험난한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예멘에서도 카다피의 사망이 주는 반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예멘의 살레 대통령 역시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반정부 세력에 더 진전된 협상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두 나라의 정권이 더 강한 무력 탄압에 나선다 하더라도 각각의 나라에서 더 큰 반발로 이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나토군의 리비아 개입과 유사한 형태의 외세 개입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아사드 대통령이나 살레 대통령의 입지는 좁아질 공산이 크다.

튀니지에서 오는 23일 제헌의회 선거를 거쳐 민주 정권이 들어서면 시리아나 예멘 정권에는 또 다른 형태의 압력이 가해지는 양상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이번 카다피의 사망은 어떤 형태로든 이들 두 나라에서 유혈 사태의 종식 시점을 앞당기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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