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인권상 수상자 대신 쿠바 국기 덮인 ‘빈 의자’만

유럽의회 인권상 수상자 대신 쿠바 국기 덮인 ‘빈 의자’만

입력 2010-12-16 00:00
수정 2010-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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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사에서 열린 2010년 노벨평화상 시상식과 똑같은 광경이 1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의사당에서 연출됐다.

 유럽 최고의 인권상인 유럽의회 사하로프 인권상 시상식이 열린 스트라스부르 의사당 단상에 쿠바 국기에 덮인 빈 의자가 놓인 것.

 예지 부제크 유럽의회 의장이 쿠바 당국에 친서를 보내 거듭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쿠바의 반체제 인사 기예르모 파리나스(48)가 출국금지 조치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제크 의장은 “파리나스는 목숨까지 위태롭게 하는 단식투쟁을 23차례 벌이는 등 쿠바에 자유와 민주주의,인권 보호를 성취하고자 투쟁해 왔다.그의 투쟁이 성공하기를,그리고 언젠가 그가 직접 상을 받아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인권상 증서를 빈 의자에 가지런히 올려놓았고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지난 2008년에도 수상자인 중국의 인권운동가 후지아(胡佳)가 투옥 중이어서 시상식에 불참한 바 있으며 1991년 시상식에서는 수상자인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를 대신해 친척이 상을 받아갔다.

 파리나스는 쿠바인 또는 단체로는 2002년 오스왈도 파야,2005년 ‘다마스 데 블랑코(흰옷의 여성들)’이라는 양심수 아내 단체에 이어 세 번째로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의사당에서 공개된 육성 메시지에서 “쿠바 주민은 ‘노예’와 다름없는 상태로 살고 있다.쿠바의 잔혹한 공산주의 정권의 기만술에 여러분이 속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개선 노력,일부 양심수 석방 등의 제스처가 EU를 비롯한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행동이라고 파리나스는 지적했다.

 옛 소련 물리학자이자 반체제 인사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기리고자 지난 1988년 제정된 사하로프상은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권상으로 넬슨 만델라 전(前)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수치 여사 등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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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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