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할인율 인상, 출구전략 시행 채비

美 재할인율 인상, 출구전략 시행 채비

입력 2010-02-19 00:00
수정 2010-02-1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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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8일 재할인율을 0.25%포인트 인상함으로써 출구전략 시행을 위한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이달 10일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방향에 관한 성명에서 조만간 재할인율을 인상하겠다고 이미 밝혔기 때문에 이번 조치를 ‘전격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재할인율 조정에 관한 입장을 피력한 지 불과 8일만에, 정책금리 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가 아닌 이사들간의 비정례회의 형식으로 재할인율 인상을 단행한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금융시장의 안정에 대해 연준이 그만큼 자신감을 갖게 됐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출구전략의 시행이 생각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할인율이란?= 재할인율은 시중은행간 단기자금 시장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은행들이 연준의 대출창구를 통해 자금을 빌릴 때 물어야 하는 일종의 벌칙성 금리다.

연준이 재할인율을 현행 연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키로 함으로써 일시 부족자금을 단기자금 시장에서 구하지 못한 은행으로서는 연준의 재할인창구에서 긴급 자금을 빌릴 때 금리를 더 물어야 한다.

은행의 입장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자연히 실세 대출금리도 오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재할인율의 인상은 은행이 가계.기업에 자금을 빌려줄 때 물리는 대출금리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연준은 “재할인율을 인상한 것은 금융시장의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자금조달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가을 금융위기 발발 직후와 비교할 때 연준의 재할인창구를 통해 긴급 자금을 수혈받아야 하는 은행들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재할인율을 올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재할인율이 인상되더라도 은행 전반에 걸쳐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다만 일부 기술적 요인으로 인해 자금부족에 처한 은행이 연준 재할인 창구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대출금리 인상의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비정상적인 조치의 정상화 과정= 재할인율은 통상적으로 연준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보다 1%포인트 높게 책정돼 운용됐다.

예컨대 연방기금금리가 연 1%라면 재할인율은 2%로 책정돼 연방기금금리가 움직이는데 따라 자동으로 조정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연준은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8년 12월 재할인율과 연방기금금리와의 격차를 0.25%포인트로 축소하는 조치를 취했다.

당시 금융시장이 거의 마비상태에 빠져 은행들이 단기자금 시장에서 돈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사태가 빚어지자, 연준은 재할인 창구의 문턱을 낮춰 중앙은행의 긴급자금으로 은행들이 파산을 면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연준이 재할인율을 0.25%포인트 인상함으로써 연방기금금리와의 격차는 최대 0.50%포인트로 확대됐지만, 과거 정상적인 상태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할 수 있다.

◇출구전략의 본격 시행앞선 사전 정지작업= 연준이 이미 예고한대로 재할인율을 인상한 것은 시장에 출구전략의 시행이 멀지 않았으니 준비하라는 일종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

연준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단계적인 정지작업을 통해 출구전략을 시행,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재할인율 인상 폭이 0.25%포인트인데다 실세 대출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연준의 이번 조치는 시장에 면역력을 키우는 예방주사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재할인율 인상에 이어 초과지준금리의 인상이 단행될 경우 이는 출구전략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시장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현재 연준이 운영하는 대출창구(재할인창구)와 예금창구(지준적립 창구) 가운데 대출창구를 통해 대출금리를 부분적으로 손을 댔기 때문에 다음 조치는 예금금리를 손대는 것이 순리에 맞다.

그렇다고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시장에 막대한 쇼크를 주기 때문에 연준은 은행들에 대해 초과지준 금리를 인상하는 중간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들이 지급준비금을 초과해 여유자금을 지준창구에 적립할 경우 이에 얹어주는 이자를 인상함으로써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 자연스럽게 예금금리 인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초과지준 금리 인상은 지준창구를 이용할 수 있는 시중은행에 한정돼 적용되기 때문에 유동성 흡수 효과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재할인율 인상에 이어 초과지준에 대해 금리를 올리면 이는 곧 출구전략의 시발점으로 봐야 한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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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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