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AI 상담사

[길섶에서] AI 상담사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6-09-17 00:15
수정 2026-09-17 00: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고객님, 인공지능(AI) 상담사입니다.”

금융사의 마케팅 전화를 받았다. 그냥 흔한 ARS 스팸전화인데 ‘인공지능 상담사’라는 소개가 귀에 걸렸다. AI가 가장 먼저 사람 대신 자리를 꿰찬 쪽이 콜센터인 듯싶은데, AI랑 통화하며 일이 시원하게 풀렸던 기억이 별로 없다.

AI와의 통화는 안내에 따라 버튼을 누르거나 음성으로 답하며 흘러간다. 예전에 ‘엘리제를 위하여’ 연결음을 세 번쯤 들으며 멍하니 기다리던 시간이 이제 AI의 질문에 응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답을 다한 뒤엔 보통 세 갈래 중 하나로 끝난다. AI가 제시한 보기 중 딱 맞는 항목이 없어 결국 상담사 연결로 이어지거나, AI가 전송한 링크를 눌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 아니면 AI의 질문에 음성으로 대답했다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답을 들으며 스스로의 발음을 점검한다.

이런 경험들이 쌓인 탓인지 해외에선 AI 상담사를 밀었다가 사람을 다시 뽑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사람 흉내 낸 목소리 대신 수화기를 댄 귀가 뜨거워질 때까지 들리던 ‘엘리제를 위하여’가 그리운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2026-09-17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GO FREE RUN 참가자라면 메가커피 쏙! 신규회원 1,000명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