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박? 그랬다. 검박(儉朴)은 원래 이런 뜻이었다. 한자어 그대로 풀면 검소하고 소박함. 스님 말대로 우리 주변엔 ‘좀 모자라고 부족한 듯한 데서 오는 검박의 즐거움’이 적지 않다. 하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인이 박이도록 듣다 보니 본디 말보다 신조어가 먼저 떠오른 게 영 씁쓸하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전화가 왔다. 두어 달 전에 직사각형 모양의 ‘돌화분 텃밭’을 분양한다기에 신청했는데 추첨에 뽑혔단다. “정말요?” 가뜩이나 큰 목소리가 한껏 올라간다. 누가 보면 땅을 분양받은 줄…. 이런 게 검박의 즐거움과 고마움 아니겠느냐며 혼자 배시시 웃는다.
2023-04-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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