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그랬더니 그렇게 쉬운 문제를 내겠느냐며, 그건 연습용이고 진짜 문제는 꾸꾸꾸란다. 꾸꾸꾸? 감이 안 온다. 꾸며도 꾸며도 꾸민 것 같지 않은 패션이라나. 꼬질꼬질하다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표현이다. 한마디로 꾸안꾸의 반대말이다.
폭소가 터져 나옴과 동시에 오래전 흑역사가 떠올랐다. 사회 초년병 때 눈화장이라는 것에 처음 도전한 적 있었다. 지극정성으로 찍어 바르고 발걸음도 가볍게 출근했는데 맨 처음 마주친 선배의 일성. “눈탱이가 왜 그러냐.” 무너져 내린 아이섀도는 그대로 다크서클이 되었다.
타박했던 선배는 이제 없다. 너무 일찍 떠났다. 꾸꾸꾸라고 팩폭(팩트 폭격)을 해도 좋으니 막걸리 한 잔 앞에 놓고 다시 티격태격했으면…. 먼저 떠난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세밑이다.
2022-12-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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