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나이 든 세대가 말을 많이 하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한 덕이다.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나. 하지만 삶의 근원적 의미 및 본질적 이해에 기반한 가르침이 아니라면 안타깝게도 변화와 혁신의 대전환기에 그저 고루한 꼰대의 옛이야기 푸념에 불과할 수 있다.
기실 이른바 MZ세대에게는 뭔가를 말해 주기보다는 듣고 싶고 궁금한 게 더 많다. 문제는 귀를 활짝 열고 싶어도 그 기회 자체도 많지 않으며 어렵사리 만들어진 자리라도 대화가 원활히 이어지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친구들 모임에서 누군가 이 사자성어를 받아 ‘함구개지’라고 한다. 입은 다물고 지갑만 열면 더욱 환영받는 이가 될 것이라는 자조적인 말이다. 아직 노인은 아니지만 좀 억울한 느낌도 든다.
2022-10-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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