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걸의 시시콜콜/여의도발 낙하산 실종의 명암

이두걸의 시시콜콜/여의도발 낙하산 실종의 명암

이두걸 기자
이두걸 기자
입력 2018-08-03 16:23
수정 2021-02-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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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예금보험공사 새사옥 현판식. 서울신문 DB
2000년 6월 예금보험공사 새사옥 현판식.
서울신문 DB
요즘 금융권은 인사의 계절이다.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인선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일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예보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신임 사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예보 사장은 금융위원장이 임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번 달 중하순 정도에는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기술보증기금도 최근 신임 이사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를 구성하고 다음주 공고를 내기로 했다. 추석 전까지는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보 안에서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두 기관의 공통점은 수장의 인사가 늦어졌다는 점이다. 현 곽범국 예보 사장의 임기는 지난 5월 26일 만료됐다. K 전 기보 이사장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지난 4월 해임됐다. 모두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예보 안팎에서는 위성백 전 기재부 국고국장, 진승호 전 기재부 대외경제국장 등이 새 사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둘 다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다. 기보 이사장 역시 기재부 출신의 전직 차관급 인사가 물망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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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당선자대회에서 추미애 대표가 당선자들과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 6. 22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당선자대회에서 추미애 대표가 당선자들과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 6. 22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금융공기업 인사가 늦어진 결정적인 이유는 6·13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이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권 입장에서는 지방선거라는 중차대한 일정을 앞두고 인사를 결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관가에서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자리를 챙겨줄 사람이 줄어든 게 인사 일정을 늦췄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접 ‘손’을 들거나 챙겨줘야 할 후보자들이 별로 없다보니 후임 인사 결정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한 경제부처 고위관료)는 것이다.

기재부 등 경제부처 인사들의 ‘몸값’이 어부지리 격으로 높아졌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여의도발 ‘낙하산’들이 별로 없다 보니 경제와 금융에 전문성을 갖춘데다 ‘친정’의 힘도 센 경제부처 관료 출신들이 갈 자리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민간행 등을 이유로 옷을 벗는 경제부처 고위 관료들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경제부처의 고질적인 인사적체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현직이든 전직이든 향후 인사에서나 공기업 등 진출 과정에서도 지난 정부 때보다는 ‘한 등급’ 정도 올라간 자리를 기대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려운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정치권으로부터의 낙하산이 줄었다는 건 반길 일이지만 자칫 검증이 덜 된 인사들이 대통령의 인기를 등에 업고 지방권력을 획득한 결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기초단체 의원 당선자는 선거 전까지 ‘무직’ 상태였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 전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광역자치단체 의회 진출에 성공한 여당 의원들도 거론된다. 결국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방권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지방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는 ‘생활 민주주의’의 복원이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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