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라인 쇄신으로 변화 의지를
국가시스템 공백 장기화 없어야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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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어제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국민 반성문’에 가까운 기자회견을 한 지 사흘 만이다.
비서실장의 전격 사의 표명에는 여러 함의가 있어 보인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잇단 낙마에 국정 지지율 하락, 범여권 지지층 분열, 정책 혼선이 겹쳐 이 대통령의 사과까지 이어졌다. 무엇보다 이런 사태에 대해 총괄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강 실장은 그동안 정부 고위직 인사위원장 역할을 맡아 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 5명의 장관 후보자들이 낙마한 사태에 지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의 사퇴로 깜깜이 인사추천과 부실검증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인사 참사를 불러온 두 장관 후보자의 추천·검증을 놓고 이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성남·경기 라인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인사·민정·공직기강을 맡고 있는 비서관들도 마찬가지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인사 등과 관련해 국정운영에 적잖이 부담이 돼 온 참모라인의 대대적 쇄신은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적극적인 쇄신으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진정성을 국민에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
인적 쇄신 없는 시스템의 보완·개편은 공허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소고기 광우병 사태 당시 류우익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을 전원 교체해 민심을 수습하는 전환점으로 삼았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부동산 실정으로 민심 이반이 커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에도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놓고 여권 강경파가 사퇴를 요구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시민 작가 등 친노·친문 인사들의 대통령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이 혼란을 거듭하는 와중에 김용범 정책실장의 후임 자리도 비어 있다. 능력과 도덕성이 제대로 검증된 경륜 있는 인사로 두 실장의 공백을 조속히 메워 새 출발을 한다면 국정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어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시대에 국민들께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더 깊이 고민하고, 더 낮은 자세로 국정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이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주 만에 소폭 상승했다. 국정의 변화와 심기일전을 믿어 보겠다는 국민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 인적 쇄신이 국정 동력과 민심 회복의 전기가 됐으면 한다.
2026-09-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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