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몰·민생 법안마저 누더기 만들어선 안 된다

[사설] 일몰·민생 법안마저 누더기 만들어선 안 된다

입력 2022-12-25 22:06
수정 2022-12-2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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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치기 예산안 처리 ‘비양심 정치’
민생만 생각하고 법안 마무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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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새벽 내년도 예산안 통과 뒤 산회가 선포되자 여야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새벽 내년도 예산안 통과 뒤 산회가 선포되자 여야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그제 국회 본회의를 열어 가까스로 새해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남았다. 28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앞두고 내년부터 당장 효력이 사라지는 일몰 법안들을 심사해야 한다. 빠듯한 일정에 여야는 곧바로 쟁점 법안 논의에 들어갔으나 순탄한 처리는 난망해 보인다. 여야 드잡이를 또 얼마나 지켜봐야 할지 답답해진다.

오늘내일 이틀간 각 상임위원회가 심사할 일몰 법안들은 여야 대립이 이미 팽팽했던 사안들이다. 무엇보다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2025년까지 연장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접점을 어찌 찾을지 캄캄하다. 당초 일몰제 완전 폐지를 주장하던 더불어민주당은 파업이 궁지에 몰리자 지난 9일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3년 연장안을 단독 의결했다. 여당은 화물연대가 3년 연장 제안을 걷어차고 파업을 강행했으니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에 어느 때보다 여론 지지가 높아진 상황이다. 협치 없이 야당이 일방적으로 입법 권한을 휘둘러서는 여론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주 52시간에 추가로 8시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일몰 조항도 난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살리려면 일몰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여당에 야당은 폐지로 맞선다. 건강보험 재정 국고지원 일몰 연장도 접점을 찾기 어렵다. 민주당은 일몰 규정을 아예 폐지하고 계속 국고지원을 하자고 한다. 재정건전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정부 정책 기조와는 완전히 엇박자인데, 어떻게 해법을 찾을지 갑갑한 노릇이다. 당장 새해부터 민생에 직결된 법안들도 그야말로 초읽기로 대기 중이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내년에 늘릴지 여부에 따라 전기·가스 요금이 달라진다.

이렇게까지 퇴행으로 얼룩지는 의회정치를 본 기억이 없다. 법정 처리 기일을 21일이나 넘겨 처리된 예산안도 막판 초읽기로 땜질되다시피 했다. 거대 야당의 완력에 밀려 새 정부의 주요 정책들은 당초 구상보다 크게 손상된 채 출발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도 여야 없이 지역구 개발 예산만은 두둑이 챙겼다. 국회가 양심을 엿 바꿔 먹었다는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거대 야당의 정책 발목 잡기와 여당의 정치력 부재 모두 더는 지켜봐 주기 힘들다. 남은 법안만큼은 오로지 민생만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해 처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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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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