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권유린 혐의로 김정은 개인 제재한 美

[사설] 인권유린 혐의로 김정은 개인 제재한 美

입력 2016-07-07 22:50
수정 2016-07-0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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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을 인권유린 혐의로 제재한 것은 초강력 대북 압박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어제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담은 인권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으며, 미 재무부는 이를 근거로 ‘인권 제재 리스트’를 공식 발표했다. 여기에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고위 인사 15명과 국방위원회 등 기관 8곳이 포함돼 있다. 미 정부가 북한 최고지도자를 제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미국이 이런 초강수를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인권을 유린하는 북한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의 표명으로 우선 해석할 수 있다. 재판 없이 공개 처형하는 등 무시무시한 공포정치를 일삼는 야만적인 북한 최고 권력 및 통치기구를 직접 조준해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한 것은 결국 “더이상 인내할 수 없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일각에서 이번 조치를 미 행정부의 대북 전략 변화 단서로 해석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만큼 이를 저지하려면 ‘레짐 체인지’(정권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도 볼 수 있다.

이번 조치로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정권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사실 미국은 지난 2월 18일 대북제재강화법(HR757), 3월 16일 대북제재 행정명령 13722호를 잇따라 발표하고 지난달 1일에는 북한을 자금세탁우려국으로 지정하는 등 다면적인 대북 제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제재에 이어 인권유린 책임까지 물음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핵·미사일 도발국뿐 아니라 인권야만국으로 낙인찍겠다는 의지를 이번에 보여 준 셈이다. 북한 인권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은 크게 제고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전방위 봉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자금동결 등의 이번 조치가 북한에 실질적으로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른바 ‘최고 존엄’인 김정은을 ‘인권범죄자’로 공식 규정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받게 될 심리적 압박감과 정서적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트층의 집단탈출 등 내부 동요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반응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신처럼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추앙하고 있는 김정은을 직접 겨냥한 만큼 격렬하게 반발할 것이다.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고 돌발적, 국지적인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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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개인을 직접 제재한 미국의 이번 조치는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당분간 북·미 간 첨예한 공방이 불가피할 것이다. 한반도 긴장 고조 등 남북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태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기존 대북 제재 국면에서도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그치지 않고 있다. 새로운 대북 압박 수단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핵 포기는 물론 인권을 개선하지 않고는 파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김정은에게 똑똑히 주지시켜야 한다.

2016-07-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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