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 협력 ‘걸림돌’ 우려되는 北 표준시 변경

[사설] 남북 협력 ‘걸림돌’ 우려되는 北 표준시 변경

입력 2015-08-17 18:12
수정 2015-08-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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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두 개의 표준시가 존재하는 이례적 상황이 현실화됐다. 북한이 광복절을 기해 기존보다 30분 늦은 표준시인 ‘평양시’ 사용을 강행하면서다. 북측의 요구에 따라 어제부터 개성공단에 출입하는 우리 국민들의 입출경 시간도 30분씩 늦춰졌다. 우려할 만한 사태다. 당장 남북 교류·협력 과정에서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는 뜻만이 아니다. 남북 간 ‘30분 시차’만큼 양쪽 구성원 간 마음의 틈새도 더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북한은 이번에 일본 표준자오선인 동경 135도 기준 대신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도 30분을 새 기준으로 삼았다. 여태껏 사용한 표준시인 동경시를 버리면서 북한 당국이 내세운 명분이 그럴싸해 보이는 이유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서라니 말이다. 물론 표준시가 고정불변이어야 할 까닭도 없긴 하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표준시 변경론이 이따끔 제기돼 왔다.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일제 때 쓰던 현행 표준시를 다시 채택했지만, 대한제국(1908∼1911년)과 광복 후(1954∼1961년) 사용했던 표준시(동경 127도 5분 기준)로 환원해야 한다는 법안이 몇 차례 국회에 제출됐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의 일방적인 ‘평양시간’ 선포는 매우 불합리한 선택이다. 북한이 대다수 국가가 국제 표준시에서 1시간 단위의 시차를 두는 국제 관행에서 벗어났다는 차원만이 아니다. 지구촌 일원으로서의 초래될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표준시 독립’을 추진할 명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남북이 함께 논의해 동시에 추진해야 할 사안이란 점에서다. 그럴 경우 일제 잔재 청산이란 명분도 배가되고 남북 이질화에 따른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실리도 챙길 수 있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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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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