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자체 안전 예산마저 ‘펑크’ 안될 말

[사설] 지자체 안전 예산마저 ‘펑크’ 안될 말

입력 2014-09-02 00:00
수정 201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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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곳곳이 노후화하면서 갖가지 안전결함이 생기고 있지만 태반이 보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시민의 발인 지하철마저 결함을 알면서도 예산 부족 등으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지경이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말의 성찬에 그칠 것인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이제 네 탓 공방은 그만하고 안전예산을 확보할 근본 처방부터 제시해야 한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65개 지하철 역사를 조사한 결과 균열·누수 등의 결함이 7만 9569건에 이르지만 보수를 끝낸 것은 1만 550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결함을 개선하려면 서울메트로는 올해 148억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53억원이 필요하지만 반영된 예산은 각각 22억원, 15억원뿐이다. 심지어 서울메트로의 경우 시설물 결함 보수 예산은 2011년 50억원, 2012년 37억원, 2013년 30억원, 올해 22억원으로 감소세다. 안전 부문에 적정한 예산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어디 서울지하철뿐이겠는가. 재정자립도가 높은 편인 서울시가 이 정도라면 다른 지자체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각 지자체의 내년 안전예산이 주목된다.

지자체의 안전 예산이 펑크 나는 것은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복지 정책에 대한 지자체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복지비 지원이 다른 지자체보다 적어 재정자립도가 높아도 어렵고, 자치구는 더 한 실정”이라면서 “30~40년 된 노후지하철 교체 문제는 정부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최 부총리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겪고 있는 재원 부족 문제는 서로 부담을 떠넘기기보다는 과감한 세출구조조정과 자체 재원 확보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최근 “복지비에 대한 추가적인 국비 지원이 없을 경우 복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실행으로 옮기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자체의 복지·안전예산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없다면 분명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차제에 전국 지자체의 투자 우선순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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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고가 터지고 나서 부산을 떠는 일은 없어야 한다.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이나 6대4로 조정하는 방안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의 무책임한 포퓰리즘 공약으로 지자체를 골병들게 해선 안 된다. 민선 단체장들 역시 포퓰리즘 사업으로 예산을 낭비할 생각을 접고 안전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2014-09-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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